8강은 못올랐지만…케닌 꺾은 장수정 "후배들 도전 이어가길"
10년 만의 코리아오픈 8강 진출에 실패한 장수정(대구시청)은 "더 적극적으로 플레이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장수정은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2회전(16강전)에서 에미나 벡타스(미국)에게 0-2(3-6 4-6)로 져 탈락했다.

이날 이겼다면 2013년 대회 이후 10년 만에 8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장수정은 2세트 벡타스에게 세트 점수 4-2로 앞서나가며 역전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으나 결국 승부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장수정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공격적으로 플레이해 4-2까지 잘 만들었는데, 이후 소극적으로 플레이한 게 패인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장수정은 앞서 1회전에서 2020 호주오픈 우승자로 현재 랭킹 30위인 소피아 케닌(미국)을 2-0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올랐다.

비록 8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투어 대회에서 30위권 강자를 꺾어본 경험은 커다란 자산이 될 터다.

8강은 못올랐지만…케닌 꺾은 장수정 "후배들 도전 이어가길"
장수정은 "케닌이라는 잘하는 선수를 상대로 이긴 것에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대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어에 도전할 후배들에게도 (내 승리가) 자신감을 심어줬을 것"이라면서 "후배들이 투어 대회 등 큰 무대 도전을 많이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준비는 쉽지 않았다.

장수정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않고 투어에 집중하려 했다.

그러나 비자 문제로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국 시즌을 계획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장수정은 "2021년 터키 대회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중국 대사관에서 이를 이유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투어 다니면서 비자 거부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스케줄이 확 꼬였다.

광저우, 닝보 등 WTA 250 대회 출전이 무산됐고, 결국 국내에서 훈련만 해야 했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8강은 못올랐지만…케닌 꺾은 장수정 "후배들 도전 이어가길"
10년 전 고교생으로 코리아오픈 8강에 오르며 모두를 놀라게 했던 장수정은 이제 완연한 베테랑이 됐다.

한나래(부천시청)와 더불어 WTA 투어 무대를 꾸준하게 누비는 '유이한' 한국 선수다.

수지타산도 잘 안 맞는 투어 생활에 지쳐 혼자 호텔 방에서 울곤 한다는 장수정은 "나보다 선배들이 투어에 도전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

후배들이 투어에 도전한다면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된 해외 생활이 어려워 은퇴 후 코치는 하기 싫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장수정은 전국체전을 소화한 뒤 몸이 견딜 만하면 호주에서 열리는 챌린저 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이어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고서 내년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준비에 들어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