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분의 1' 무당층 겨냥…거대 양당 틈새 파고들 수 있을까
선명성·대안정당 강조하며 승부수…군소정당 합종연횡도 주목
[총선 6개월] 군소정당, 존재감 부각 사활…선거제 개편은 변수
군소정당들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군소정당들은 지난 21대 총선에선 거대 양당에 밀려 맥을 못 췄다.

하지만 현재 유권자의 3분의 1까지 늘어난 '무당층'에 기대를 걸며 공간 확보에 애쓰고 있다.

최근 유권자 구도는 집권당인 국민의힘,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무당층이 삼분지계 하고 있다.

군소정당들은 거대 양당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에게 선명성과 대안 정당 존재감을 부각하며 원내 입성 전략을 그리고 있다.

거대 여야를 제외하고 원내에서 가장 많은 의석(6석)을 보유한 정의당은 재창당 작업에 잰걸음 중이다.

'민주당 2중대' 오명 아래 정체성 비판을 받아온 정의당은 작년 6·1 지방선거 지방선거에선 급기야 진보당보다도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작년 9월 '당명 개정'을 포함한 재창당을 결의한 정의당은 녹색·노동·제3세력과 연합하겠다면서 이달 중 구체적인 재창당 플랜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다만 재창당 방향을 놓고 노선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세력 이탈을 최소화해 '마이너스 창당'이 아닌 '플러스 창당'을 이루는 것이 지상과제다.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진보당과 연대도 총선 전략 중 하나다.

이정미 대표는 "진보당과 총선 과정에서 공동의 공천 전략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옛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양대 계파인 민족해방(NL)과 민중민주(PD) 간 이념 갈등이 뿌리 깊었고, 그에 따른 결과가 민노당의 분당이었다는 점에서 정의당과 진보당의 연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심지어 PD 내에서조차 분파가 많이 갈린다는 점은 이른바 정통 진보좌파 세력 간 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다.

정의당 탈당 인사들이 주축인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는 '민주당보다 노무현답게, 정의당보다 노회찬답게'라는 슬로건 아래 최근 발기인 대회를 마치고 연내 창당을 선언했다.

진보 정체성 싸움으로 '제1 진보 정당' 자리를 꿰찬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지방선거 약진에 이어 지난 4월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1석을 얻어 원내 정당이 된 진보당은 벌써 '총선 모드'다.

지역구 공천을 속속 확정 짓고, 지난달 광주에서 정책당대회를 열어 검찰청 해체와 검사장 직선제를 대표 공약으로 정했다.

'윤석열 정권의 검찰 독재 심판론'을 앞세워 10석 이상 얻겠다는 포부다.

양향자 의원이 주도하는 '한국의희망'은 최근 신당 창당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며 인지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광주 지역구 출신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양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좋은 정치', '과학 정치', '생활 정치'를 기치로 내세운 한국의희망은 국민의힘, 민주당과 각종 정치 현안에서 차별화를 꾀하며 무당층 유권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내년 총선에서 최소 50석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총선 6개월] 군소정당, 존재감 부각 사활…선거제 개편은 변수
금태섭 전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도 지난달 창당발기인대회를 여는 등 창당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로운선택은 양당 기득권 체제와 편 가르기 행태를 타파하는 '대안 정당'이 되겠다며 내년 총선 목표 의석수로 30석을 제시했다.

평소 대안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근거리에서 새로운선택 창당 과정에 조언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군소정당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주목된다.

한국의희망과 새로운선택은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토론회를 공동 주최하는 등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지형을 깨는 유의미한 제3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연합 작전'도 추진 중이다.

진보정당인 정의당 안에서도 새로운선택과 한국의희망 같은 중도·보수 세력과 연대하자는 의견도 일부 나오지만, 내부의 '우클릭' 거부감이 상당하다.

이밖에 조정훈 의원이 당 대표로 있는 '시대전환'도 중립지대를 지향하는 원내 군소정당 중 한 곳으로 꼽혔으나, 최근 국민의힘과 합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내달께 합당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여성의당' 등 여성 의제를 전면에 내세운 정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성의당은 '여성 정치 세력화'를 목표로 여성계 원로들이 모여 2020년 창당했다.

창당 한 달 만에 치른 지난 21대 총선에서 약 21만명의 지지를 얻어 0.74%의 득표율로 전체 정당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여성의당도 원내 진입을 목표로 전반적인 총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의 선거제 개편 논의는 군소 정당의 약진을 좌우할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소수당의 관심사는 군소정당에 비교적 유리한 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존폐 여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도입된 준연동형은 비례 의석 일부를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 배분한다.

비례성 강화에 목표를 뒀지만 '꼼수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선거 민주주의에 반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의힘은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방식이자 지역구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병립형으로 회귀를 주장하고 있어 선거제 개편 논의에 따라 군소정당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