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2골 이상 터뜨리며 승승장구, 개막 전 주위 우려에 실력으로 증명
[아시안게임] 7경기 27골…막강 화력 금메달 황선홍호 '누가 우리 불안하대?'
한국 24세 이하(U-24)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의 3연패를 7경기 전승에 27골이라는 압도적인 성적표로 달성해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 일본과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2회 연속 우승한 나라는 있었지만 3회 연속은 이번 대회 한국이 처음이다.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며 '전승 우승'을 달성했지만 사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주위의 불안한 시선이 많았다.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는데 당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홍현석(헨트), 조영욱(김천) 등이 모두 뛰고도 일본 21세 이하 팀에 져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또 올해 6월에는 중국에서 두 차례 원정 평가전을 치렀으나 1승 1패의 성적에 그쳤고, 9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1차전에서는 카타르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카타르전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다른 선수들로 치른 경기이기는 했지만 황선홍 감독이 지휘했다는 점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시안게임] 7경기 27골…막강 화력 금메달 황선홍호 '누가 우리 불안하대?'
무엇보다 대표팀 간판 이강인이 8월 말 다리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경기에 뛰지 못하는 악재가 황선홍 감독의 애를 태웠다.

부상은 낫는다고 하더라도 이강인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소집될 수 있는지도 대회 개막이 임박한 시점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은 유럽 팀들이 대표팀 차출에 응할 의무가 없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강인은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바레인전 직전에야 대표팀에 합류했고, 그에 앞서 황선홍호는 쿠웨이트와 1차전을 9-0 시원한 점수 차로 이기면서 금메달로 향하는 길을 조금씩 밝히기 시작했다.

이강인 외 유럽파들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홍현석 등도 '노는 물'이 다른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정우영은 우즈베키스탄과 4강에서 혼자 두 골을 넣는 등 준결승까지 7골을 몰아쳤고 홍현석은 최대 고비로 여겨진 중국과 8강전에서 선제 프리킥 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아시안게임] 7경기 27골…막강 화력 금메달 황선홍호 '누가 우리 불안하대?'
24세 나이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와일드카드 3명도 대표팀의 약점을 제대로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백승호(전북)가 중원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줬고 수비수 설영우(울산)와 박진섭(전북)이 가세하며 전체적인 안정감을 더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노리치시티) 등 공격수 2명에 골키퍼 조현우(울산)를 와일드카드로 기용한 것과는 다른 조합이었다.

여기에 이강인이라는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가세했지만 그렇다고 '이강인 원맨 팀'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선수들을 '원 팀'으로 잘 묶어낸 황선홍 감독의 리더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 대표팀을 불안하게 바라봤던 이들을 머쓱하게 만든 셈이 됐다.

이제 이 연령대 대표팀의 다음 목표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이다.

황선홍 감독은 내년 U-23 아시안컵 본선에 나갈 선수들로 대표팀을 재구성, 2024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U-23 아시안컵을 준비하게 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이제 다시 올림픽 도전에 나서는 황선홍호를 바라보는 주위 시선에 우려가 아닌 신뢰를 듬뿍 담기게 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