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공백' 역풍 우려에는 "부적격자 추천한 대통령 책임"
野 "사법부 공백이 공황보다 낫다"…'이균용 부결론' 확산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이균용 불가론'이 강화하는 분위기다.

대법원장 공백에 따른 역풍의 우려가 있지만, 역량이 부족한 것은 물론 자녀 재산형성 과정 등의 의혹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일부 성범죄 판결의 항소심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감형했고, 보수적 성향의 판결이 많다며 이 후보자의 편향성을 지적한 바 있다.

신현영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 과정에 불성실하게 임한 점을 부각했다.

신 의원은 "재산 신고 누락 부분을 몰랐다고 하는 대답에 국민이 납득할지 의구심이 있다"며 "청문회에서도 키득키득 웃는 등 진지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야당 의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대법원장 공백 상태를 방치해 재판 지연을 늘리고 사법 정의도 지연시킨다'는 여당의 공세에는 '적임자가 임명돼야 한다'는 원칙론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대법원장 공백의 근본적인 책임은 이런 부적격자를 대법원장으로 추천한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에 이어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강선우 대변인은 "이 후보자 같은 사람이 대법원장으로 임명돼 사법부 전체가 공황에 빠지는 것보다는 (사법부) 공백이 낫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당론으로 임할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6일 본회의에 앞서 다시 한번 의원총회를 열고 이를 논의한다.

당내에서는 임명동의안을 확실하게 부결시켜 윤석열 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홍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어제 의원총회에서 물었을 때 (이 후보자) 적격 의견을 얘기하신 분은 한 분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굳이 당론으로 정하지 않아도 부결될 것 같다는 게 의원들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이었던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대법원장 후보를 추천하라"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고, 사법부 권위를 높일 후보를 물색해 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