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철미, 2018 아시안게임 결승 패배 후 판정 불만…경찰 출동하기도
[아시안게임] 북한 복싱 간판 방철미, 여자 54㎏급 금메달…5년 전 패배 설욕(종합)
북한 복싱의 '얼굴' 방철미가 5년 전 아픔을 되갚으면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54㎏급 금메달을 따냈다.

방철미는 4일 오후 중국 저장성의 항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복싱 여자 54㎏급 결승에서 중국의 창위안에게 3-2 판정승을 거뒀다.

5명의 심판이 매긴 점수는 27-28·29-26·29-26·28-27·27-28이었다.

방철미(166㎝)와 창위윈(165㎝)의 공식 신장 차는 1㎝에 불과했지만, 상대 리치가 더 긴 탓에 창위안은 시종 안쪽으로 파고들어 근접전을 시도하려 했다.

방철미는 연신 스텝을 뒤로 밟으며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공격할 때는 단숨에 달려들어 펀치 세례를 퍼부었다.

서로가 필사적으로 공세를 펴면서, 상대 펀치를 피하고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는 여유로운 경기 운영은 찾아볼 수 없었다.

1라운드는 방철미가 총점 47-48로 근소하게 밀렸다.

방철미가 한 차례 다운을 당한 가운데 3-2로 저돌적으로 파고든 창위안의 손을 들어준 심판이 많았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는 방철미가 한 번 거리를 좁히며 달려들 때마다 연타를 쏟아내며 창위안에게 좀처럼 반격 기회가 오지 않았다.

가드를 단단히 올려붙인 창위안이 수세에 몰리자 심판들이 2라운드에서는 총점 49-45로 방철미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심판 4명이 10점을 매기면서 방철미가 우세했다고 봤다.

운명의 3라운드에서도 고삐를 풀지 않고 공세를 유지한 방철미가 49-46으로 웃었다.

창위안도 마지막을 힘을 내 방철미의 가드가 빈 곳으로 몇 차례 정타를 맞히기는 했으나, 결국 방철미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라운드 역시 심판 판정은 4-1이었다.

이로써 방철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의 아쉬움을 씻었다.

[아시안게임] 북한 복싱 간판 방철미, 여자 54㎏급 금메달…5년 전 패배 설욕(종합)
두 선수는 5년 전 대회 여자 51㎏급에서도 맞붙었다.

당시 창위안이 3-2로 판정승했다.

그러나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고 여긴 방철미는 경기 결과가 나온 후에도 링을 떠나지 않았다.

아예 링에 주저앉아서 신발을 벗었다.

북한 코치도 링으로 들어와 심판진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방철미와 코치가 심판진의 제지에도 따르지 않고 링 위에서 항의를 이어가자 경찰이 나서 둘을 데리고 장내를 떠난 것이다.

이로부터 5년 후 드디어 '복수'를 이룬 방철미는 승리가 선언되자 곧장 코너에 있는 코치에게 달려가면서 기쁨을 표출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우승 소감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웃으며 손으로 기자회견장을 가리킨 방철미는 정작 회견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방철미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우리나라 임애지(화순군청)를 꺾었고, 8강·4강에서 응우옌 티 응옥 쩐(베트남)·니기나 우크타모바(우즈베키스탄)을 눌렀다.

모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이었다.

금강산체육단 소속 방철미는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51㎏급 우승자로, 지난해 북한의 '공화국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섰다.

2018년과 2021년, 2022년 북한의 '10대 최우수 선수'에도 뽑힐 정도로 북한 체육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이번 대회 개회식에는 사격의 박명원과 함께 북한의 기수로 나섰다.

[아시안게임] 북한 복싱 간판 방철미, 여자 54㎏급 금메달…5년 전 패배 설욕(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