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2대0 승리 후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2대0 승리 후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털 사이트 다음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인 한국과 중국의 경기 당시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 응원이 더 많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불거진 논란에 결국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음 스포츠는 2일 "최근 '클릭 응원'의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공지했다. 이어 "하반기를 목표로 게임센터 개편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클릭응원은 다음이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누구나 손쉽게 응원할 수 있도록 로그인이나 횟수 제한 없이 제공해온 서비스다. 하지만 지난 1일 진행된 아시안게임 축구 한중전 당시 중국팀을 응원하는 비율이 한국을 응원하는 비율보다 높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만들어 놓은 '클릭 응원' 칸. 중국과 8강전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55%로 과반을 넘었다./사진=포털사이트 다음 캡쳐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만들어 놓은 '클릭 응원' 칸. 중국과 8강전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55%로 과반을 넘었다./사진=포털사이트 다음 캡쳐
특히 한국이 중국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뒀음에도, 한때 중국팀을 응원하는 비율이 90%를 넘겼다는 점, 경기가 끝날 무렵인 오후 10시 기준으로도 중국을 응원하는 비율이 55%로 한국의 45%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한국 포털이 맞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같은 시간 네이버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에 대한 응원 비율은 10% 수준이었다.

특히 다음은 뉴스 노출 알고리즘이나 관련 댓글, '다음 아고라' 운영 등과 관련한 '좌(左) 편향'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과 갈등이 있었다. 한중전 당시 중국 팀 응원 비율이 더 높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여권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여론 조작 가능성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김정식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차이나 게이트'까지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김기현 대표는 포털 등 인터넷 댓글에 국적이나 접속 국가 표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며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이 성숙한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민주당도 무작정 반대나 침묵이 아닌 대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과 네이버 모두 응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응원 클릭을 하려면 로그인해야 하지만, 다음은 별도의 로그인 없이 무제한 응원 클릭이 가능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론 조작을 위해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약 600만번의 응원하기 클릭이 이뤄진 네이버에는 3만9800개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반면 다음에서는 1850만번 이상의 응원하기 클릭이 이뤄진 데 반해, 로그인해야 달 수 있는 응원 댓글의 수는 3200여 개에 불과했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응원한 사례는 중국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달 13일 열린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A매치 친선경기에서는 대한민국 응원 클릭이 48%, 사우디아라비아가 52%였다. 지난달 28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서도 키르기스스탄을 응원하는 이들이 85%, 한국 응원 클릭 수는 15%였다.

현재 다음과 네이버는 각각 2019년 1월, 지난 5월부터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된 상태라는 점에서 VPN 등 우회 경로를 이용하지 않는 한 다음과 네이버에 접속하는 건 불가능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