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금리 지속에…기업들 이자 싼 전환사채 발행 러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투자등급 기업, 올 120억弗 조달
10년 만에 최대…작년보다 4배↑
회사채 금리 年6% 차입비용 높아
만기 도래…CB 발행 가속 전망
10년 만에 최대…작년보다 4배↑
회사채 금리 年6% 차입비용 높아
만기 도래…CB 발행 가속 전망
미국에서 투자 등급을 부여받은 건실한 기업들이 전환사채(CB)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환사채는 통상 투기 등급(정크) 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차입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자료를 인용해 투자 등급 기업들이 올 들어 현재까지 발행한 CB 규모는 120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10년 만의 최대치로 평년 대비 3배 많은 수준이다. 이 기간 CB가 전체 채권 발행액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작년(7%·총발행액 20억달러)에 비해 발행 비중이 4배 넘게 커졌다.
최근 몇 달 새 에너지 기업인 센터포인트에너지, 부동산 투자 신탁 코퍼레이트오피스프라퍼티스트러스트(COPT) 등이 줄줄이 CB 시장에 진입했다. 모두 투자 등급 기업이다. 이들은 회사채 재융자 기한이 도래하면서 CB 발행을 가속화했다.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의 희석 위험이 줄어든 점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제시 마크 글로벌 주식시장 책임자는 “전통적으로 (회사채 등을) 직접 발행하던 기업들이 CB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CB는 발행 기업의 주가가 특정 수준(통상 채권 발행 당시 대비 25~35% 상승)까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이 포함된 채권이다. 옵션을 주는 대신 일반 채권 대비 이자 수준이 낮다. 주로 장기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받지만 신용 등급이 낮아 돈을 빌릴 때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기업들이 CB 발행을 선호한다.
최근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회사채 금리가 연 6% 가까운 수준으로 치솟자 유틸리티, 부동산, 제조업 등 자금 조달이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들도 CB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BoA의 CB 전략가인 마이클 영워스는 “투자 등급 기업들도 투기 등급 기업 못지않게 높은 차입 비용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전통 회사채가 아니라 CB로 눈을 돌려 금리를 평균 2~3%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2024~2026년 매년 약 2조3000억달러(약 3105조원) 규모의 기업 부채가 만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기업들이 채권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63억달러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상환 일정이 겹치면서 CB 발행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워스 전략가는 “최근까지 (기업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차환의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며 “대부분은 만기가 도래하기 12~18개월 전에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자료를 인용해 투자 등급 기업들이 올 들어 현재까지 발행한 CB 규모는 120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는 10년 만의 최대치로 평년 대비 3배 많은 수준이다. 이 기간 CB가 전체 채권 발행액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작년(7%·총발행액 20억달러)에 비해 발행 비중이 4배 넘게 커졌다.
최근 몇 달 새 에너지 기업인 센터포인트에너지, 부동산 투자 신탁 코퍼레이트오피스프라퍼티스트러스트(COPT) 등이 줄줄이 CB 시장에 진입했다. 모두 투자 등급 기업이다. 이들은 회사채 재융자 기한이 도래하면서 CB 발행을 가속화했다.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의 희석 위험이 줄어든 점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제시 마크 글로벌 주식시장 책임자는 “전통적으로 (회사채 등을) 직접 발행하던 기업들이 CB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CB는 발행 기업의 주가가 특정 수준(통상 채권 발행 당시 대비 25~35% 상승)까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이 포함된 채권이다. 옵션을 주는 대신 일반 채권 대비 이자 수준이 낮다. 주로 장기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받지만 신용 등급이 낮아 돈을 빌릴 때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기업들이 CB 발행을 선호한다.
최근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회사채 금리가 연 6% 가까운 수준으로 치솟자 유틸리티, 부동산, 제조업 등 자금 조달이 비교적 안정적인 기업들도 CB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BoA의 CB 전략가인 마이클 영워스는 “투자 등급 기업들도 투기 등급 기업 못지않게 높은 차입 비용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 기업은 전통 회사채가 아니라 CB로 눈을 돌려 금리를 평균 2~3%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글로벌레이팅스는 2024~2026년 매년 약 2조3000억달러(약 3105조원) 규모의 기업 부채가 만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데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기업들이 채권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63억달러로,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202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기업들의 회사채 상환 일정이 겹치면서 CB 발행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워스 전략가는 “최근까지 (기업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차환의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며 “대부분은 만기가 도래하기 12~18개월 전에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