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숙의 집수다] 도생·오피스텔에 기금 지원…공급부족 해소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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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아파트에 최대 7천500만원 건설자금 저리 대출…전용 85㎡이하로 제한
업계 "수요진작 배제 속 건설확대 제한적…오피스텔 주택 수 빼달라" 요구
"고분양가 도생은 지원대상서 제외해야" 목소리도
지난 26일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이어진 민간 주택 인허가 물량 감소가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2∼3년 뒤 집값 상승의 단초가 되지 않도록 공급물량을 늘려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크게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공급 물량 확대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건 개선을 통한 민간 주택공급 확대, 비(非)아파트 공급 촉진 등이다.
획기적인 공급 확충 방안은 없지만, 정부가 현 상황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끌어모은 '영끌 대책'으로 평가할 만하다.
눈에 띄는 것은 PF 지원을 통해 민간의 '돈맥경화' 현상은 풀어주면서 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이하 도생), 오피스텔 등 민간의 비아파트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건설업계가 요구해온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등의 수요 진작 대책은 포함하지 않았다.
공급은 늘리되,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인위적인 수요 부양 정책은 배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 공급 부족론 가져온 비(非)아파트, 왜, 얼마나 줄었나
정부가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과 도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건설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최근 2년 연속 비아파트의 인허가 물량 감소가 특히 컸기 때문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총 42만7천650가구로 전년(42만3천363가구) 대비 1.0% 늘었으나, 아파트 외 주택 인허가 물량은 9만4천141가구로 전년(12만2천49가구)에 비해 22.9% 감소했다.
올해 들어선 아파트 인허가도 줄어 8월까지 전국적으로 28만2천810가구로 작년 동기보다 36.3% 감소했다.
아파트 외 주택은 3만2천550가구만 인허가 돼 작년(6만4천648가구)보다 절반 가까이(49.7%) 감소했다.
특히 도생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1∼7월 전국의 도생 인허가 물량은 총 4천618가구로 작년 동기(1만9천602가구) 대비 76.4% 줄었다.
서울도 올해 7월까지 인허가 물량이 1천910가구에 그쳐 작년 동월(7천808가구)에 비해 75.5% 감소했다.
비아파트 공급감소는 전세사기의 역풍이다.
전세사기 대상 주택들의 다수는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나 도생 등으로, 그 수요가 줄었다.
임대인들은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요건이 강화되며 사업이 어려워졌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세대나 도생은 건설 후 임대사업자들이 분양받아 서민들에게 임대를 놓는 것이 보통인데, 보증 요건 강화로 임대사업자의 보증금 반환 부담이 커지면서 집을 지어도 이를 분양받을 사람이 없다"며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비아파트는 임차인도 꺼리고, 임대인도 선뜻 구입하기 힘든 상품이 되다 보니 신축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영세사업자가 짓는 다세대·도생 등의 자금조달 비용(금리)은 대형 건설사들이 짓는 일반 아파트보다도 높다.
준주택인 오피스텔 건설도 급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7년 10만실 이상이던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2021년 5만6천724실로 줄었고,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랐던 지난해 2만6천587실로 다시 반토막이 났다.
올해도 9월 현재까지 분양물량은 전국적으로 1만8천여실에 그친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고금리와 집값 하락 여파 등으로 오피스텔에 미분양과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면서 작년부터 분양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건설 PF 문제에다 당장 청약 미달 우려가 커 사업을 미루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 비아파트 건설에 최대 7천500만원 지원…"서민주택으로 대출 제한해야"
정부가 1년 한시적으로 비아파트의 건설에 주택도시기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인허가 물량 감소 폭도 크지만 공급 속도가 빨라 단기간 내 공급 확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 2009년 전세시장 안정 대책의 부활이다.
당시 정부는 단기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단지형 다세대, 원룸주택 등 '도시형 생활주택' 유형을 새로 도입하고, 건설자금을 지원했다.
정부는 앞으로 1년간 비아파트 건설 자금으로 호당 최대 7천500만원 이하, 연 3.5%의 금리로 기금을 빌려줄 방침이다.
비아파트 사업장의 자금 조달 지원을 위해 6조원 규모의 건설공제조합 보증도 신설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 지원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원하더라도 서민주택으로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민 주거상품으로 시작한 도생은 2∼3년 전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한 상품으로 둔갑해 고분양가를 조장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 일반 아파트가 아닌 300가구 이하 도생으로 인허가를 받고 강남권에서 최고가 주택으로 분양된 것이다.
지난해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의 도생 '더샵반포리버파크'는 분양가가 3.3㎡당 약 8천만원 선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된 탓에 지난해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시행사에 분양가 할인과 계약해지 위약금 인하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20∼2021년 사이 서초, 강남, 송파구 등 강남권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3.3㎡당 분양가가 높은 상위 사업장들은 대부분 도생이었다"며 "역시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오피스텔도 최근 2∼3년간 집값 상승세를 틈타 고분양가가 많았는데, 서민 주택으로 보기 어려운 상품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비아파트 건설 자금에 대한 세부 대출 기준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취지에 맞게 일단 규모는 전용면적 85㎡ 이하가 되겠지만, 분양가나 건설 단가를 제한할지 여부는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 주택 수에서 오피스텔 빼달라는 업계…"형평 어긋나고 실질과세 원칙 위배"
건설업계는 내심 건설자금 지원보다는 수요 진작책을 기대했다.
수요가 있고 분양성만 보장된다면 자금조달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시행업계는 이번 공급대책 발표에 앞서 정부에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쓰더라도 주택 수에서 빼줄 것을 건의했다.
수익형 투자 상품인 오피스텔은 무주택자가 주택으로 쓰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주택 수에 포함돼 양도세가 20∼30%포인트씩 중과되는 게 걸림돌이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자금을 저리로 지원한다고 해도 수요가 있어야 공급을 하는데 수요 진작 없이는 공급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빼주면 집이 필요한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수요도 유입돼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오피스텔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올해 들어 오피스텔의 담보대출 기준이 주택과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주택처럼 대출 기준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올해 4월 정부가 오피스텔 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방식을 아파트 등 일반 주택과 동일하게 바꿔 대출 한도를 늘려준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9억원 이하의 경우 주택처럼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피스텔을 집으로 쓰더라도 주택 수에서 빼달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대출은 받을 때는 주택 취급을 하고, 세금을 낼 때는 상업용 취급을 해달라는 요구다.
이는 형평에 맞지 않고 조세 실질과세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가도 주택으로 쓰는 부분은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세가 부과되는데, 오피스텔만 주택으로 쓰더라도 주택 수에서 빼달라는 것은 실질과세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라는 것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취득세는 입주 후 이용 사실과 무관하게 취득으로 내는 세금이어서 애초 집이 아닌 오피스텔은 주택 기준으로 취득세를 납부할 수 없지만, 재산세는 신고를 통해 주택분으로 납부가 가능하다"며 "다만 이 경우 재산세에서도 주택 수에 포함돼 다른 주택이 있는 경우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선호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인위적인 수요 부양책은 쓰지 않겠다면서 업계의 주택 수 제외 요청을 거절했다.
원 장관은 가수요가 시장에 유입되면 다시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기본으로 갖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 18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거래가 안 된다고 해서 세금 깎아주고, 이자 깎아주고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 다주택자가 집을 대거 사도록 하는 정책을 따라가선 안 된다"면서 "오피스텔 여러 채를 사서 임대 수익 내지 전매 차익을 보려는 투자 수요층이 두껍게 있다.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업계 "수요진작 배제 속 건설확대 제한적…오피스텔 주택 수 빼달라" 요구
"고분양가 도생은 지원대상서 제외해야" 목소리도
지난 26일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이어진 민간 주택 인허가 물량 감소가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2∼3년 뒤 집값 상승의 단초가 되지 않도록 공급물량을 늘려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크게 3기 신도시 등 공공주택 공급 물량 확대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건 개선을 통한 민간 주택공급 확대, 비(非)아파트 공급 촉진 등이다.
획기적인 공급 확충 방안은 없지만, 정부가 현 상황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최대한 끌어모은 '영끌 대책'으로 평가할 만하다.
눈에 띄는 것은 PF 지원을 통해 민간의 '돈맥경화' 현상은 풀어주면서 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이하 도생), 오피스텔 등 민간의 비아파트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건설업계가 요구해온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 등의 수요 진작 대책은 포함하지 않았다.
공급은 늘리되,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인위적인 수요 부양 정책은 배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 공급 부족론 가져온 비(非)아파트, 왜, 얼마나 줄었나
정부가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과 도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건설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최근 2년 연속 비아파트의 인허가 물량 감소가 특히 컸기 때문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총 42만7천650가구로 전년(42만3천363가구) 대비 1.0% 늘었으나, 아파트 외 주택 인허가 물량은 9만4천141가구로 전년(12만2천49가구)에 비해 22.9% 감소했다.
올해 들어선 아파트 인허가도 줄어 8월까지 전국적으로 28만2천810가구로 작년 동기보다 36.3% 감소했다.
아파트 외 주택은 3만2천550가구만 인허가 돼 작년(6만4천648가구)보다 절반 가까이(49.7%) 감소했다.
특히 도생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1∼7월 전국의 도생 인허가 물량은 총 4천618가구로 작년 동기(1만9천602가구) 대비 76.4% 줄었다.
서울도 올해 7월까지 인허가 물량이 1천910가구에 그쳐 작년 동월(7천808가구)에 비해 75.5% 감소했다.
비아파트 공급감소는 전세사기의 역풍이다.
전세사기 대상 주택들의 다수는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나 도생 등으로, 그 수요가 줄었다.
임대인들은 비아파트에 대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 요건이 강화되며 사업이 어려워졌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세대나 도생은 건설 후 임대사업자들이 분양받아 서민들에게 임대를 놓는 것이 보통인데, 보증 요건 강화로 임대사업자의 보증금 반환 부담이 커지면서 집을 지어도 이를 분양받을 사람이 없다"며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비아파트는 임차인도 꺼리고, 임대인도 선뜻 구입하기 힘든 상품이 되다 보니 신축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영세사업자가 짓는 다세대·도생 등의 자금조달 비용(금리)은 대형 건설사들이 짓는 일반 아파트보다도 높다.
준주택인 오피스텔 건설도 급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7년 10만실 이상이던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2021년 5만6천724실로 줄었고,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랐던 지난해 2만6천587실로 다시 반토막이 났다.
올해도 9월 현재까지 분양물량은 전국적으로 1만8천여실에 그친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고금리와 집값 하락 여파 등으로 오피스텔에 미분양과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면서 작년부터 분양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건설 PF 문제에다 당장 청약 미달 우려가 커 사업을 미루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 비아파트 건설에 최대 7천500만원 지원…"서민주택으로 대출 제한해야"
정부가 1년 한시적으로 비아파트의 건설에 주택도시기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인허가 물량 감소 폭도 크지만 공급 속도가 빨라 단기간 내 공급 확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 2009년 전세시장 안정 대책의 부활이다.
당시 정부는 단기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단지형 다세대, 원룸주택 등 '도시형 생활주택' 유형을 새로 도입하고, 건설자금을 지원했다.
정부는 앞으로 1년간 비아파트 건설 자금으로 호당 최대 7천500만원 이하, 연 3.5%의 금리로 기금을 빌려줄 방침이다.
비아파트 사업장의 자금 조달 지원을 위해 6조원 규모의 건설공제조합 보증도 신설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 지원에 대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원하더라도 서민주택으로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민 주거상품으로 시작한 도생은 2∼3년 전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한 상품으로 둔갑해 고분양가를 조장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위해 일반 아파트가 아닌 300가구 이하 도생으로 인허가를 받고 강남권에서 최고가 주택으로 분양된 것이다.
지난해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의 도생 '더샵반포리버파크'는 분양가가 3.3㎡당 약 8천만원 선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된 탓에 지난해 입주예정자협의회가 시행사에 분양가 할인과 계약해지 위약금 인하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20∼2021년 사이 서초, 강남, 송파구 등 강남권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3.3㎡당 분양가가 높은 상위 사업장들은 대부분 도생이었다"며 "역시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 아닌 오피스텔도 최근 2∼3년간 집값 상승세를 틈타 고분양가가 많았는데, 서민 주택으로 보기 어려운 상품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비아파트 건설 자금에 대한 세부 대출 기준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취지에 맞게 일단 규모는 전용면적 85㎡ 이하가 되겠지만, 분양가나 건설 단가를 제한할지 여부는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 주택 수에서 오피스텔 빼달라는 업계…"형평 어긋나고 실질과세 원칙 위배"
건설업계는 내심 건설자금 지원보다는 수요 진작책을 기대했다.
수요가 있고 분양성만 보장된다면 자금조달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시행업계는 이번 공급대책 발표에 앞서 정부에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쓰더라도 주택 수에서 빼줄 것을 건의했다.
수익형 투자 상품인 오피스텔은 무주택자가 주택으로 쓰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주택 수에 포함돼 양도세가 20∼30%포인트씩 중과되는 게 걸림돌이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자금을 저리로 지원한다고 해도 수요가 있어야 공급을 하는데 수요 진작 없이는 공급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빼주면 집이 필요한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수요도 유입돼 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오피스텔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올해 들어 오피스텔의 담보대출 기준이 주택과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주택처럼 대출 기준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올해 4월 정부가 오피스텔 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방식을 아파트 등 일반 주택과 동일하게 바꿔 대출 한도를 늘려준 것이 대표적이다.
일부 오피스텔 소유자들은 9억원 이하의 경우 주택처럼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피스텔을 집으로 쓰더라도 주택 수에서 빼달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대출은 받을 때는 주택 취급을 하고, 세금을 낼 때는 상업용 취급을 해달라는 요구다.
이는 형평에 맞지 않고 조세 실질과세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가도 주택으로 쓰는 부분은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세가 부과되는데, 오피스텔만 주택으로 쓰더라도 주택 수에서 빼달라는 것은 실질과세의 근간을 흔드는 결과라는 것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취득세는 입주 후 이용 사실과 무관하게 취득으로 내는 세금이어서 애초 집이 아닌 오피스텔은 주택 기준으로 취득세를 납부할 수 없지만, 재산세는 신고를 통해 주택분으로 납부가 가능하다"며 "다만 이 경우 재산세에서도 주택 수에 포함돼 다른 주택이 있는 경우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선호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인위적인 수요 부양책은 쓰지 않겠다면서 업계의 주택 수 제외 요청을 거절했다.
원 장관은 가수요가 시장에 유입되면 다시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기본으로 갖고 있다.
원 장관은 지난 18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거래가 안 된다고 해서 세금 깎아주고, 이자 깎아주고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 다주택자가 집을 대거 사도록 하는 정책을 따라가선 안 된다"면서 "오피스텔 여러 채를 사서 임대 수익 내지 전매 차익을 보려는 투자 수요층이 두껍게 있다.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