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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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리비아 3대 렌터카 업체인 루미(Lumi)의 주가가 상장 첫날 30% 뛰었다. 루미의 성공적인 상장이 그동안 부진했던 사우디 증시에 활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사 시라(Seera)의 자회사인 렌터카 업체 루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타다울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9000만리얄(약 4011억8500만원)을 조달했다.

루미 시초가는 주당 72.6리얄로 공모가인 66리얄을 10% 웃돌았다. 루미 주가는 이날 공모가 대비 30% 오른 85.8리얄로 마감했다.

루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번째로 큰 자동차 렌털 회사다. 2021년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은 7% 수준으로 추정된다.

루미의 성공적인 데뷔로 사우디아라비아 증시에도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증시는 국제 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부진 전망 등으로 지지부진했다.

사우디 타다울올셰어지수(TASI)는 2022년 5월 최고치(1만3820.35)에서 올해 3월 최저치(9976.65)까지 약 28% 하락했다.

이에 따라 IPO 시장도 움츠러들었다. EY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23개 기업이 상장해 52억달러(약 6조968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루미를 시작으로 석유 시추 업체인 아데스(ADES)홀딩스, 화물 운송 업체인 SAL 사우디 로지스틱 서비스 등이 잇따라 상장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아데스와 루미 렌탈의 상장으로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IPO 규모는 24억1000만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46% 낮은 수준이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사우디아라비아 증시에 호재가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 연장 영향으로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8일 배럴당 91.48달러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94달러까지 올랐다.

타다울 지수는 올해 들어 3%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3월 저점에서 7월 말까지 놓고 보면 20% 가까이 상승했다.

EY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IPO의 기업 수와 규모 측면에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