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vs 아이폰…신작폰 대결 '후끈'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가격 동결’ 카드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반격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내놓은 신제품인 ‘갤럭시 Z플립·폴드5’에 이어 올 4분기엔 보급형 신제품인 ‘갤럭시 S23 FE(팬에디션)’를 선보인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1, 2위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세계 판매량 1위 유지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출하량)은 2억6590만 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9.5% 줄었다. 삼성전자는 판매량 1위를 유지 중이다. 올 2분기 스마트폰 5330만 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판매량 1위를 유지했다. 애플은 2분기 스마트폰 4320만 대를 팔아 점유율 16%를 기록하는 등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은 반격에 나섰다. 지난 12일 아이폰15 시리즈를 발표했다. 전작인 아이폰14 모델과 가격이 같다는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최상위급 모델인 아이폰15 프로맥스 256GB(기가바이트)의 달러 기준 출시가는 1199달러로, 아이폰14 프로맥스 가격과 동일하다.

애플은 그동안 고성능 부품을 탑재한 제품을 전작보다 더 비싸게 파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했다. 아이폰15 프로맥스의 경우 TSMC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된 ‘A17 프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LG이노텍의 5배 광학줌 카메라 등이 새롭게 적용됐다. 아이폰14보다 원가가 20%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품들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이 같은 부품 탑재를 반영해 “애플이 올해는 폰 가격을 200달러가량 높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애플, ‘가격 동결’ 카드로 반격

애플이 가격을 동결한 것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은 이 회사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중앙 공무원 등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에서 ‘반(反)애플’ 정서가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했다. ‘애국 소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찮다. 화웨이는 지난달 3년 만에 5세대(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내놨다. 이 제품은 중국에서 상당한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안팎의 우려에도 아이폰15 가격 동결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오후 8시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의 애플스토어에서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는 1분 만에 매진됐다. 애플의 중국 홈페이지는 과부하로 판매 시작 10분 만에 다운되기도 했다.

매력적 가격과 일부 개선된 기능이 ‘팬덤’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는 티타늄 소재를 적용하면서 아이폰14보다 19g 가벼워졌다. 여기에 이 제품에 장착된 AP인 ‘A17’의 성능도 전작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중앙처리장치(CPU)는 전작 대비 최대 10%,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최대 20% 성능이 향상됐다.

애플의 최신 운영체제 iOS 17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이폰끼리 사진·영상 등을 공유하는 ‘에어드롭’ 기능을 한층 보강했다. 아이폰끼리 기기를 서로 갖다 대면 연락처 정보가 자동으로 공유되는 ‘네임드롭’ 기능도 추가했다. 같은 방법으로 듣고 있는 음악 등도 공유할 수 있다.

○삼성, 4분기에 신제품 ‘출격’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 Z플립·폴드5를 비롯한 고가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 수성에 나선다. 판매도 순항하고 있다. 한국에선 사전 예약 1주일 만에 폴더블폰 기준 역대 최고치인 102만 대가 판매됐다. 지난달 11일 출시된 유럽에서도 초기 판매량이 전작을 웃도는 성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새 제품도 추가로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갤럭시 S23 FE를 출시할 계획이다. FE 모델이 나오는 것은 2021년 ‘갤럭시S21 FE’ 이후 2년 만이다.

FE는 갤럭시 대표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의 주요 기능을 공유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인 AP와 카메라 등의 사양은 갤럭시S 시리즈보다 낮다. 그만큼 가격이 40%까지 저렴하다. 새 제품 출시가 없는 4분기에 FE를 내세워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