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이음5G' 구축…無人기차가 쇳물 나른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포스코그룹 정보기술(IT) 전문계열사 포스코DX에 이음5G 주파수할당·기간통신사업 등록 절차를 완료했다. 포스포DX는 광양제철소 내에서 4.7㎓ 주파수를 앞으로 2년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음5G는 일정 지역 내에서 특화 서비스 구현을 위해 허가되는 맞춤형 통신망이다.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통신 3사가 광범위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 5G(5세대 이동통신)와 구분된다.

이음5G의 사용처가 연구소 단위를 넘어 제철소 등 중후장대 산업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제3공장 고로에서 섭씨 1500도의 쇳물을 받아 300m 떨어진 제강 공장으로 움직이는 기차를 시범적으로 기관사 없이 운행한다. 포스코DX가 단일 제철소로 세계 최대 규모(연간 생산량 2000만t 이상)인 광양제철소에 이음5G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철강 분야에 이음5G를 도입하는 국내 첫 번째 사례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이음5G' 구축…無人기차가 쇳물 나른다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은 광양제철소 내 화물기차에 초고화질(UHD) 카메라와 라이다(LiDAR)를 설치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물체에 쏴 반사되는 시간으로 정확한 거리와 위치를 측정하는 센서다. 기차가 수집한 데이터는 이음5G를 통해 철도관제시스템으로 전송된다. 철도관제시스템은 원격감시·비상제동 등 화물기차 운행을 위해 필요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쇳물을 실어 나르는 위험한 업무를 근처에 작업자 없이도 할 수 있어 작업장 안전도를 크게 높일 전망이다. 연말까지 기차 두 대를 시범 운영한 뒤 이후 나머지 기차에도 순차적으로 적용을 검토한다.

포스코DX는 이음5G 사용처를 확대해갈 예정이다. 완성된 철강 제품을 옮기는 크레인을 원격으로 조종하거나, 산업용 로봇을 자동으로 운행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제철소를 가상현실로 옮겨 제품 생산 동선을 최적화하는 디지털트윈도 이음5G를 통해 만든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이음5G 사업자로 선정돼 철강제품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DX)을 더욱 빠르게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음5G 주파수를 할당받은 법인은 총 24개다. 총 40개 장소에서 이음5G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음5G 1호 사업자인 네이버클라우드는 경기 성남 네이버 제2사옥에 ‘브레인리스 로봇’을 운용하고 있다.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이 자율주행 로봇은 상황 판단에 쓰일 내장 컴퓨팅 처리 장치가 없다. 대신 이음5G 통신망을 이용해 중앙데이터센터와 연결돼 있다. 로봇 제작 비용이 저렴하고 배터리 소모량이 적은 게 특징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경기 이천 물류센터에 이음5G 망을 구축했다. 전파 방사 범위가 흔히 쓰는 와이파이보다 3배 이상 넓고 속도는 1000배가량 빠르다. 작업용 태블릿PC 등을 연결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경기도 일대에서 야전지휘소용 이음5G를 실증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차세대 전투기 KF-21 제조 공정을 디지털 전환하는 과정에 이음5G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세종청사 내 순찰로봇과 사물인터넷(IoT) 등을 이음5G로 운용 중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