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우려로 투자심리 위축…투자자 99.9% 손실
카카오게임즈 "본업 경쟁력 강화해 위기 돌파"
증권가 "카카오게임즈, 장르·플랫폼 다변화 긍정적"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2만4850원까지 추락하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지난 2월 28일 장중 5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꾸준히 내려가던 주가는 지난달 초 잠시 반등했지만 이내 2만원대로 고꾸라졌다. 올해 초 3조637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2조67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게임 업계 전반에 불어닥친 위기감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황금기를 맞았던 게임 산업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거치며 조정받고 있다. 2021년 4분기 3조1000억원이었던 주요 게임사 합산 매출액도 우하향하고 있다. 국내 게임 대표주 10종으로 구성된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연초 대비 27.2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는 43.9% 급락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매도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지난 21일 카카오게임즈 대차잔고 주수는 960만8245주였다. 이달 1일(840만6766)에 비해 120만주가량 늘었다.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된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하려면 대차거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차잔고가 증가하면 향후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가가 부진하자 주주들은 온라인 종목토론방에 모여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과거 1억원을 카카오게임즈에 투자했다는 한 주주는 "주가를 본 아내와 부부싸움 했다"며 "이젠 물 탈 돈도 남아있지 않다"고 한탄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통해 카카오게임즈에 투자한 3만5824명 대부분(99.9%)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손실률은 53.19%에 달했다.

'아키에이지 워' 관련 소송도 불안 요인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아키에이지워 개발사인 엑스엘게임즈와 배급사 카카오게임즈를 대상으로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같은 이유로 소송당한 웹젠이 엔씨소프트에 패소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다만 소송에 대한 우려는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웹젠과 엔씨소프트의 1심 결과가 나오는 데 2년이 걸렸다"며 "판결이 단기간에 나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유저의 취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카카오게임즈는 장르뿐 아니라 플랫폼 다변화를 꾀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션드라이브, 프로스트자이언트 등 국내외 개발사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며 "카카오게임즈는 이들이 개발한 게임에 대해 퍼블리싱 협상권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국내외에서 흥행작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