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원소스 멀티장르’ 전략이 확산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데브시스터즈 등이 하나의 지식재산권(IP)으로 여러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업계에선 당분간 이 전략이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는 위험을 줄이면서 세계관 확장을 꾀할 수 있어서다.

○RPG 캐릭터로 캐주얼 게임 먼저 출시

게임도 '1+1'…같은 IP로 액션·RPG 척척
2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오는 26일 모바일 게임인 ‘퍼즈업: 아미토이’를 출시한다. 게이머들의 이목을 끄는 건 이 게임의 장르다. 이 게임은 블록을 조합해 퍼즐을 맞추는 캐주얼 게임이다. 아기자기한 봉제인형 모양의 캐릭터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의 주력 IP인 ‘리니지 시리즈’가 사실적인 그림체와 공성전 콘텐츠로 무장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것과 대조적이다.

엔씨소프트는 퍼즈업으로 캐주얼 게임 시장 개척과 MMORPG 홍보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봉제인형 캐릭터가 엔씨소프트의 다른 게임에서도 나와서다. 이 캐릭터는 오는 12월 출시 예정인 MMORPG ‘쓰론앤리버티’에서 게이머의 길잡이 역할을 맡고 있다. 퍼즈업을 즐긴 게이머라면 쓰론앤리버티에도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엔씨소프트는 퍼즈업을 11개 언어로 출시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번역 기능도 제공하기로 했다. 해외 게이머의 접근성을 개선하면 퍼즈업으로 쓰론앤리버티 IP를 해외에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주력 장르인 MMORPG는 그간 이용자 고령화로 인해 신규 게이머를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았다”며 “퍼즈업처럼 남녀노소 접근 가능한 게임이 흥행하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MMORPG로 이용자를 유인하거나 프로모션을 연계하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장르 다각화

데브시스터즈도 인기 IP인 ‘쿠키런’으로 여러 장르를 동시 개척하고 있다. 쿠키런은 이 회사가 2013년 선보인 달리기 모바일 게임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이 IP로 메타와 협업해 가상현실(VR) 게임 ‘쿠키런: 더 다키스트 나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연내 출시가 목표다. 액션 게임인 ‘쿠키런: 모험의탑’도 개발 마무리 단계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1일 오프라인 카드 게임인 ‘쿠키런: 브레이버스’를 출시하면서 디지털 기기 밖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며 “여러 장르를 개척하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망라한 ‘쿠키런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장르 갈아타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역할수행게임(RPG)인 세븐나이츠의 IP를 활용해 만든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지난 6일 출시했다. 앱 분석 서비스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 게임은 11~20일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앱 시장에서 매출 2위를 기록했다. 넷마블이 올 3분기에 출시한 게임 3종 중 성적이 가장 좋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