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 법원종합청사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A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 법원종합청사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A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귀가하려던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기 위해 무차별 폭행을 한 혐의를 받는 일명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다.

21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A 씨는 지난해 5월 22일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승강기 앞에서 귀가하려던 여성 B 씨를 돌려차기하며 기절시켰다. 이후 피해 여성 B 씨를 어깨에 둘러업고 CCTV 사각지대로 이동했고, 7분이 지난 후에야 오피스텔을 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B 씨는 충격으로 '해리성 기억상실장애'를 입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약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두개내출혈을 입었으며 뇌신경까지 손상돼 오른쪽 다리가 마비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또한 B 씨를 최초 목격한 오피스텔 입주민은 "상의가 갈비뼈까지 올라가 있었고, 바지·밑단이 각각 골반·발목을 넘어서까지 내려가 있었으며 바지 단추도 풀려 있었다"고 전하면서 성범죄 의혹이 제기됐다.

수사기관에서 조사할 당시 B 씨의 속옷·겉옷 일부분에 대한 DNA 감정에서 A 씨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이후 진행된 항소심에서 B 씨의 청바지에 대한 DNA 재감정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정보통신망에 신상 공개,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이는 1심 징역 12년보다 8년이 늘어난 것.
눈물 흘리는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사진=연합뉴스
눈물 흘리는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달 대법원에 "2심 재판부가 언론·여론 등에 잘못된 내용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의식을 많이 해서 제대로 된 재판을 못 받았다"며 "나이 32살에 20년 징역은 너무 많다. 무기징역과 다름없는 형량"이라는 내용의 상고 이유서를 제출했다.

A씨는 자신의 폭력 행사가 "'묻지마 폭력'이 아니며 강간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비롯한 여성을 물색한 것도 아니다"며 "택시를 잡으러 가는 길에 피해자와 눈이 마주쳤고, 저를 쳐다보며 뭐라 하면서 욕을 하는 듯한 환청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존 공소사실보다 훨씬 법정형이 무거운 강간 등 살인의 공소 사실을 추가하는 것은 저에게 주어진 방어권 행사에 중대한 불이익을 초래했다"며 "1심에서 12년 형을 선고받은 것도 부당하고,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살인미수죄로 너무 많은 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