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이강인 없지만 정우영 있기에…"흥민이형 번호 달고 해트트릭"
"흥민이형 번호를 달아서 정말 좋고 영광스러웠지만 사실 부담도 됐거든요."

19일 쿠웨이트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부터 해트트릭을 폭발한 공격수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등번호 7번을 달고 뛰었다.

이는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이 A대표팀에서 쓰는 번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 황선홍호에서는 정우영에게 돌아갔다.

이달 3일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번리전에서 손흥민이 해트트릭을 작성한 지 16일 만에 같은 번호를 쓰는 정우영도 같은 업적을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이날 중국 저장성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쿠웨이트를 무려 9-0으로 대파했다.

여러 공격수가 돌아가면서 골 맛을 봤지만 최고 수훈 선수는 단연 3골로 최다 골을 넣은 정우영이었다.

황선홍호의 에이스로 낙점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없는 상황에서도 초반부터 쿠웨이트의 측면을 매섭게 몰아치며 또 다른 핵심 유럽파로서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정우영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망을 흔들며 대회에 임하는 자신의 결의를 보여줬다.

이어 전반 45분에도 골 맛을 본 정우영은 두 골로 부족했는지 4-0으로 앞선 후반 시작 3분 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아시안게임] 이강인 없지만 정우영 있기에…"흥민이형 번호 달고 해트트릭"
3분 후에는 페널티박스 모서리에서 터치 한 번으로 패스의 방향을 돌려놓은 후 왼발 슈팅으로 이어가며 네 번째 골까지 노렸지만 공이 간발의 차로 골대 옆으로 벗어나 단념해야 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정우영은 "흥민이형의 번호를 달고 첫 단추를 잘 풀 수 있어서 선수로서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너무 기분이 좋다.

해트트릭 덕에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정우영은 한편으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노리치 시티)와도 비교된다.

황의조도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첫 경기 바레인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했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김학범호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7경기에서 9골을 폭발해 우승 주역이 됐다.

당시 황의조처럼 '미친 선수'가 될 자신이 있냐는 질의에 정우영은 "일단 기회가 오면 꼭 넣을 수 있게 집중하고 연습하겠다"며 "다음 경기에서도 한번 해보겠다"고 당차게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