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측 "단식 계속 의지 확고"…19일 상경 文, 李 만나 '중단 설득' 관측도
체포안 계파 갈등 재점화?…"표결 거부·당론 부결" vs "李, 가결 요청해야"
'이재명 단식' 출구 못찾고 장기화…영장 임박에 체포안 뇌관도
국정 쇄신 등을 촉구하며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투쟁이 2주를 훌쩍 넘겼지만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당 소속 의원 및 재야 원로·시민단체 인사들의 중단 촉구에도 이 대표는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 갈 때가 단식 종료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입원해서도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측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단식 18일째인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미 단식에 들어갈 때부터 '무기한'이라고 강조했고, 단식을 풀 만한 명분들도 마련해 놓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단식을 접을 수도, 접어서도 안 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전날 '여야 대표 회담' 제안과 함께 단식 중단을 거듭 요청했지만, 이 역시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열흘 넘게 단식을 조롱하던 여당 대표가 인제 와서 저러는 것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행사 참석차 상경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단식 중단을 설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재명 단식' 출구 못찾고 장기화…영장 임박에 체포안 뇌관도
당 지도부로선 단식 출구 전략 마련은 물론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를 두고도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이 대표 단식으로 그나마 잠잠했던 계파 갈등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체포동의안 표결 향방을 계기로 재점화할 수 있어서다.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부결되기는 했지만, 당내 무더기 이탈표가 나오면서 한동안 분란이 인 바 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번 주 초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체포동의안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있다.

지도부 내에서는 앞서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만큼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당내 '부결 여론'이 거세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실제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본회의 표결 거부'(민형배 의원)나 '체포동의안 당론 부결'(서은숙 최고위원) 등의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왔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불체포특권 포기'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이 대표가 정식으로 가결 요청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고 해도 적잖은 수의 반대표가 나올 경우 또다시 '방탄 정당'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이 대표의 공식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재선 의원은 "단식 자체를 놓고도 방탄이라는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사태를 더 키울 수 있다"며 "의원 전원에게 가결을 공식 요구하고 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