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5천만 달러 이상 환전 기업, 인민은행 승인 필요"
연휴 앞 중국, 위안 방어 위해 은행고객에 "달러 매수 미루라"
위안/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자국 내 일부 대형은행을 상대로 고객들에게 달러 매수를 미루도록 독려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최근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한 비공식적 창구지도를 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국경절은 춘제(春節·설)와 함께 중국 최대 연휴로, 올해는 연휴가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8일간 이어진다.

국경절 연휴에는 통상적으로 해외여행 등으로 인해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에 따른 환율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또 은행 간 외환거래시장의 외환 포지션을 곧바로 정리하지 말라고도 은행들에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현물 외환 포지션이 특정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고객들에게 달러를 판 뒤에도 포지션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은행에서 달러를 대량으로 구매하더라도 일정 기간 이러한 충격을 은행 장부상 조치로 흡수해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을 덜겠다는 취지다.

소식통들은 이러한 지시가 이번 주 초 인민은행과 일부 상업은행 관계자들의 회의 이후 나왔다면서, 기업이 5천만 달러(약 663억원) 이상의 달러를 매수할 경우 인민은행의 승인을 받도록 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고시 환율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으며, 국영 은행들은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부동산 분야를 비롯해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추가 부양책이 거론되는 만큼, 인민은행의 환율 방어 의지 표명에도 아직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금리차 확대도 위안화에 부담 요인이다.

8일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7.3682위안으로, 역외 위안 시장이 생긴 2010년 이후 지난해 10월 하순(7.3749위안)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역내 위안/달러 환율도 7.3503위안으로 2007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바 있다.

한국시간 15일 오전 11시 41분 기준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24위안 내린 7.2721위안,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67위안 내린 7.2622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