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쿼드,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조준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2) 세팍타크로 정원덕·정하성
동남아시아 국가가 휩쓸고 있는 세팍타크로 아시안게임 금메달 레이스에서 한국은 유일하게 비(非) 동남아시아 국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제기차기처럼 둥글게 서서 다채로운 묘기를 펼쳐 점수를 누적하는 '서클'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로부터 4번의 대회에서 한국은 더는 금빛 낭보를 전하지 못했다.

특히 2014년 인천 대회는 남자 더블(2인조)과 레구(3인조), 팀 레구, 여자 레구까지 4개 세부 종목에서 결승에 진출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만을 딴 한국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세계 최강 전력으로 군림하는 남자 쿼드(4인조)가 금메달 기대 종목이다.

한국 세팍타크로 남자 쿼드 대표팀은 2022년과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2) 세팍타크로 정원덕·정하성
정장안 세팍타크로 대표팀 총감독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세대교체를 해야 하므로 이번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세팍타크로는 종주국 태국의 독주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당 남녀 각각 2종목만 출전할 수 있다.

우리의 주력 종목인 남자 쿼드에는 태국이 출전하지 않아 더욱 금메달 가능성이 크다.

정 감독은 "현재로서는 조 1위만 하면 결승전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경쟁국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라고 했다.

이어 "세팍타크로는 태국이 선택하지 않는 종목을 잘 고르는 게 중요한 종목이다.

일단 태국을 피했으니 금메달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자신했다.

세팍타크로 남자 쿼드 대표팀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은 피더 포지션의 정원덕(35·청주시청)과 킬러 포지션의 정하성(25·청주시청)이다.

10살 차이 나는 두 선수는 세팍타크로 대표팀의 신구 조화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발로 하는 배구'로 불리는 세팍타크로에는 배구처럼 공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은 피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 세팍타크로 역사상 최고의 피더라 불리는 정원덕은 풍부한 경험으로 흔들림 없는 경기 조율이 강점인 선수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2) 세팍타크로 정원덕·정하성
정 감독은 "배구로 치면 토스를 올려주는 선수인데,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잡아 나간다.

젊은 선수와 좋은 조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킬러의 역할은 '시저스킥'(가위차기) 또는 '롤링킥'(회전차기)으로 득점하는 것이다.

대표팀 주 공격수 정하성은 쿼드와 레구 팀 이벤트 모두 주 공격수로 나선다.

정 감독은 "정하성은 에이스 역할을 맡은 선수다.

정하성은 롤링킥과 시저스킥 가운데 시저스킥에 능하다"면서 "점프력이 좋고 파워도 있어서 상대를 보면서 정확하게 때릴 수 있다.

점수를 낼 확률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정원덕과 정하성이 함께 출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게임으로 보고 금메달 숙원을 풀어 줄 무대로 기대하고 있다.

여자 레구 역시 메달을 노리는 종목이다.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던 한국 여자 레구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는 은메달로 마감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국을 피하지 못하고 예선부터 한 조로 묶였으나 같은 조의 미얀마만 꺾으면 조 2위로 결승 진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정 감독은 "여자 레구는 결승에 나가는 게 목표다.

워낙 멤버와 호흡이 좋아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