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미국 월트디즈니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사업이 부진한 데다 스트리밍 구독자가 줄어드는 등 여러 방면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서다. 하지만 디즈니의 지식재산권(IP) 가치가 높고, 구독료 인상도 계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투자 매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디즈니, 9년 만에 최저가…"장투 매력 커져"
디즈니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6.1% 하락했다.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저가로 밀렸다. 2021년 3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197.16달러)보다 58.6% 떨어졌다. 여러 우려가 반영돼서다.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 가입자는 2분기 1억4610만 명으로 전 분기보다 7.4% 감소했다. 지난달 9일 발표한 2분기(회계연도 3분기) 실적도 실망감을 더했다. 디즈니는 2분기에 4억600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매출은 223억3000만달러(약 29조원)로 시장 추정치(225억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36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다.

디즈니의 효자 사업으로 꼽히는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사업은 2분기 영업이익이 20% 증가했지만,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46% 급감했다. 다만 OTT 사업 손실은 5억1200만달러로 전년 동기(10억6000만달러) 대비 크게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디즈니 주가가 단기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디즈니는 다음달 12일(미국 기준)부터 광고가 없는 디즈니+ 구독료를 월 10.99달러에서 13.99달러(약 1만8000원)로 인상할 계획이다. 또 7000명 감원을 목표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비용을 줄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31명이 제시한 디즈니의 목표주가는 110.80달러다. 현재보다 주가가 35.8%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 가운데 ‘매수’를 추천한 비중은 73.7%에 달했다.

웰스파고의 스티븐 카할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디즈니의 OTT 전략이 실적과 마진을 개선할 것이고, 악재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