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조건"…러 농업은행·국제결제시스템 연결 촉구
에르도안, G20 정상과 비공개 회동 통해 "러 요구 일부 들어줘야" 설득
러, G20 정상회의 맞아 "흑해곡물협정 복귀 조건 변함없다"
러시아가 지난달 탈퇴한 흑해곡물협정 복귀를 위한 자국의 요구조건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을 9일(현지시간) 재확인했다.

이날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날이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의 모든 조건은 완전히 알려져 있다"며 "해석이 필요하지 않고 구체적이며 완전히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책임감 있고 명확하고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당 입장은 러시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밝힌 내용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서 러시아 농업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SWIFT) 결제 시스템 재연결 문제와 관련, 농업은행의 신설 자회사를 스위프트에 연결하는 절충안이 아닌 농업은행의 직접 연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원래 참여했고 오래전에 이행하기로 약속받은 합의의 기초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지난해 7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으나,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탓에 자국산 농산물이 수출되지 않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 끝에 지난 7월 협정 파기를 선언하고 흑해를 재봉쇄했다.

러시아는 협정 복귀를 위해 ▲ 러시아 농업은행의 스위프트 결제 시스템 재연결 ▲ 러시아 선박·화물에 대한 보험 제한 해제 등을 핵심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협정 복귀를 설득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자국 관련 협정이 이행돼야만 복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G20 정상들과 비공개로 만나 협정 복원을 위해 러시아의 요구를 일부 들어줘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복수의 튀르키예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