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물기
[만화신간] 모든 공주는 자정이 지나면 죽는다
▲ 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 캉탱 쥐티옹 글·그림. 박재연 옮김.
모든 동화 속 공주들은 왕자를 만나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

하지만 현실 속 공주들은 과연 결혼 이후에도 행복했을까.

이 책은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교통사고가 벌어진 1997년 8월을 배경으로 공주가 되고 싶어 하던 한 소년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루루는 총보다는 인형을 좋아하는 아홉살 소년이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집 요요 형과 공주 놀이를 하려고 하지만, 형이 장단을 맞춰주지 않자 마음이 상한다.

자는 형에게 입 맞추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닫는다.

루루의 가족들도 각자 고민을 안고 있다.

아버지는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며 19년간의 결혼생활을 외면하고, 누나는 존중을 모르는 상대와 첫사랑에 빠졌다가 상처를 입는다.

깊은 밤, 아버지와 이웃집 형이 떠나버린 집에서 루루와 누나, 엄마 셋은 서로를 꺼안고 서로를 위로한다.

이야기의 서두에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교통사고 소식을, 말미에는 장례식 보도를 배경처럼 깔았다.

마치 현실 속 공주는 왕자를 만난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캉탱 쥐티옹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올해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청소년 심사위원 선정 특별상을 받았다.

바람북스. 152쪽.
[만화신간] 모든 공주는 자정이 지나면 죽는다
▲ 기동물기 = 하민석 만화.
어린이가 보는 세상은 마냥 밝을 것 같지만, 그 속에는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어둠이 있다.

하민석 작가는 어린이들의 악몽과 불안, 공포에 초점을 맞춰 어딘가 기이하고 오싹한 동물 만화를 그렸다.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 부모님의 냉전 때문에 불안에 떠는 아이 등 어딘가 상처 받은 아이들 앞에 기이한 동물들이 나타난다.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에게 손톱만 내주면 대신 가주겠다고 하는 쥐, 로드킬을 저지른 아버지를 구하려면 자신을 도우라는 고라니 변호사 등이다.

이들은 마냥 아이들을 도와주는 착한 존재가 아니다.

어린이를 이용하고, 때로는 목숨까지 앗아간다.

아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것 같은 괴담과도 같은 이 이야기들은 어딘가 요재지이를 닮았다.

딸기책방. 188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