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한 2가지 분야…J스타트업도 '눈길'[긱스플러스]
SK도 '찜'한 어센드엘리먼츠, 7200억 '잭팟'
1000억원대 자금 끌어모은 J스타트업들
이어지는 AI 돌풍... 아이벡스·디매트릭스 주목


한경 긱스(Geeks)가 매주 금요일 글로벌 벤처투자 동향을 전합니다. 이번주는 SK에코플랜트가 투자했던 폐배터리 재활용 회사를 비롯해 'ESG' 키워드가 주목받았습니다. 또 1000억원대 자금을 끌어모은 일본 스타트업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ESG 열풍' 타고 소부장 스타트업에 투자금 몰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 주목받은 한 주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바람을 타고 배터리를 재활용하거나 기존 제조 공정을 친환경으로 탈바꿈하는 기술이 각광받았다.

미국의 폐배터리 재활용 회사 어센드엘리먼츠는 시리즈D 투자 라운드를 5억4200만달러(약 7200억원) 규모로 마쳤다. 올 초 받은 8200만달러(약 1100억원)와 이번에 조달한 4억6000만달러를 합친 수치다. 투자에는 블랙록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합작사 '탈탄소화파트너스'와 함께 미국 에너지 회사 테나스카, 얼라이언스리소스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 회사는 과거 SK에코플랜트와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공정을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를 뽑아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최근 미국 완성차 회사와 양극재용 전구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규모가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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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미국 강철 생산 공정을 개발한 스타트업 보스턴메탈은 2억6200만달러(약 35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CVC인 아람코벤처스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후 혁신 펀드, BHP벤처스, 프렐류드벤처스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독일 BMW그룹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2012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철강 생산 공정을 '탈탄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용광로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공정을 개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극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그린 스틸'이 철광업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사진=Josys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Josys 홈페이지 갈무리

눈길 끌었던 'J스타트업'

일본 스타트업도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B2B SaaS 회사 조시스는 9300만달러(약 12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일본계 투자사인 글로벌브레인과 글로비스캐피탈파트너스가 투자했다.

2021년 설립된 이 회사는 기업들이 다양한 앱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내놨다. 하드웨어 디바이스도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회사는 2025년까지 100개국으로 서비스 무대를 넓히기로 했다.

또 일본의 산업용 로봇 회사 무진은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8500만달러(약 1100억원)를 조달했다. 이번 라운드에서는 일본 SBI인베스트먼트, 실리콘밸리 VC 페가수스테크벤처스, 액센츄어 등이 참여했다.

이 회사는 일본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로봇 스타트업 중 하나다.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를 돕거나 공장 자동화를 실현하는 로봇을 만들고 있다. 2019년 중국, 2021년엔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사람의 두 팔이 하는 것처럼 옷을 접고 상자에 넣을 수 있는 로봇을 일본 유니클로와 함께 만들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16z도 반한 웹3 스타트업은

개방형 지식재산권(IP) 인프라 스타트업 스토리 프로토콜이 총 5400만달러(약 7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가 주도하고 한국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 삼성넥스트, 엔데버, 데이빗 본더만 TPG캐피털 회장 등이 투자했다.

스토리 프로토콜은 새로운 방식의 IP 인프라를 개발하는 웹3.0 스타트업이다. 보다 손쉽게 IP 개발의 전 과정을 관리하고 라이센싱할 수 있도록 간결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IP 유통 추적과 수익 공유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글, 이미지, 게임,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물을 스토리 프로토콜이 개발한 기술 위에 생산하면 모든 창작자들은 작품에 대한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저작권을 지킬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IP 리퍼지터리(저장소) 구축 기능도 있어 2차 창작물 생산이 수월하다는 평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전히 빛났던 AI

AI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은 계속해서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했다. AI 기반 암 진단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 스타트업 아이벡스메디컬애널리틱스는 5500만달러(약 73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에나벤처캐피털, 옥토퍼스벤처스, 델테크놀로지스캐피탈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갤런'이라는 솔루션을 내놨다. 의료인들이 유방암, 전립선암, 위암 등을 진단하는 것을 돕는 AI 플랫폼이다. 미국 피츠버그대병원(UPMC), 아스트라제네카(AZ), 일본 다이이찌산쿄 등과 협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반 AI 칩 스타트업 디매트릭스(d-Matrix)는 1억1000만달러(약 145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싱가포르 테마섹이 러브콜을 보냈다. 삼성벤처투자도 이 회사에 베팅했다. 지난해 시리즈A 라운드에는 SK하이닉스가 참여하기도 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 응용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칩을 설계하는 회사다. AI 컴퓨터 코드가 보다 효율적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디지털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칩을 설계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목한 2가지 분야…J스타트업도 '눈길'[긱스플러스]
그밖에도 홀로그램 스타트업 인비직스는 현대모비스와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으로부터 1억달러(약 13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차량용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홀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또 미국 견과류 제품으로 유명한 스키니딥드도 1200만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프리미엄 아몬드 초콜릿 제품을 팔고 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