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 8800명의 초등학생이 방문을 취소했어요.”

경기 양평 양수리에 있는 두물머리 애벌레생태학교 김보경 대표는 6일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약 2억원의 손실을 봤다”며 한숨을 지었다. 곤충 등을 만져볼 수 있는 생태학교는 인근 초등학교에서 가을 소풍으로 많이 찾는 현장 체험학습 장소 중 하나다. 김 대표는 “지난 3월에 한 예약을 위약금도 없이 일방 취소하고 있다”며 “‘낙수효과’를 기대했던 주변 상인들도 시름이 깊다”고 말했다.

정부가 초등학교 체험학습 이동 수단을 ‘노란버스’(어린이통학버스)로 제한한 후폭풍이 체험학습 줄취소로 이어지고 있다. 체험학습 장소를 제공한 자영업자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예약 취소로 올가을 성수기 장사를 망쳤다고 호소했다. 경기 북부지역의 인기 체험학습 장소인 경기 동두천 탑동동 놀자숲이 대표적이다. 놀자숲은 이달 들어 12개 초등학교 1800명이 방문을 취소했다. 피해액은 현재까지 1억원 수준으로 1년 매출의 10% 정도를 날렸다. 놀자숲 관계자는 “올 3월부터 가을 예약이 다 차서 추가 손님을 받지 않고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영업에 나서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체험학습장 대부분이 별도의 계약금을 받지 않아 위약금 환수도 어렵다. 경기 남양주시 구암리 국제광림비전랜드 관계자는 “초등학교는 믿을 수 있는 기관이어서 후불 결제가 관행이었다”며 “추후 학교와의 원만한 관계를 맺기 위해 위약금 청구는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미리 준비해 놓은 식자재를 폐기해야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체험학습장 대표는 “이미 사 놓은 식자재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고민”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간신히 살아났던 회사가 다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형 놀이공원 등도 타격을 받았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는 초등학교 체험학습 예약의 30%가 취소됐고 취소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경기 수원시 서둔동 수원유스호스텔은 연일 계약 취소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안정훈/장강호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