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부소방서 지하공간 인명구조·건물 화재진압 훈련
임용 4년 안 된 새내기 소방관 7명 참여…"꼭 필요한 소방관 될래요"
[르포] '어둠 속 인명 찾아 탈출까지'…실전 같은 새내기 소방관 훈련
"요구조자 발견! 출구, 탈출!"
연기로 가득 찬 지하공간에서 요구조자를 발견한 임용 4년 차 정수필(32) 소방사의 목소리가 긴박해졌다.

불이 나 사람이 갇혀 있는 지하공간에 2인 1조로 진입한 소방 구조대원들은 약 2분 만에 요구조자를 찾아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다.

이 긴박한 상황은 다행히 실제로 일어난 화재는 아니다.

울산 동부소방서는 이날 임용 4년 미만 새내기 소방관 7명을 대상으로 인명구조 및 화재진압 훈련을 벌였다.

동부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4명, 화암119안전센터 소속 소방관 3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르포] '어둠 속 인명 찾아 탈출까지'…실전 같은 새내기 소방관 훈련
구조대원들은 낮 최고기온 28도의 더위 속에 약 20㎏ 무게의 소방 장비를 착용한 채 어두운 지하로 거침없이 진입했다.

지상의 빛은 모두 차단되고 짙은 연기가 랜턴 빛까지 가리는 공간.
소방관들은 벽을 짚고 서로 장애물, 계단 여부를 알려줘 가며 5개가 넘는 방을 모두 능숙하게 수색했다.

수색 끝에 쓰러져있는 구조용 마네킹을 발견한 소방관들은 구조자 상태 확인부터 응급처치, 보조마스크 착용, 탈출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약 40㎏ 무게 마네킹을 화재 현장에서 탈출시킨 뒤 마침내 헬멧과 산소마스크를 벗은 소방관들의 이마와 머리는 온통 땀 범벅이었다.

[르포] '어둠 속 인명 찾아 탈출까지'…실전 같은 새내기 소방관 훈련
이날 훈련에 참여한 구조대원 중 가장 연차가 높은 정 소방사는 "짙은 연기 속에서 구조 대상자를 찾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실제 상황에서는 뜨거운 열기와 더 잔혹한 연기 등 상황이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하 공간에 불이 났다면 즉시 대피로를 찾아 최대한 빨리 몸을 피하고, (연기가 찰 때까지)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면 벽을 따라 움직이며 출구를 찾아 나가야 한다"며 "저희는 지속적인 체력 증진과 훈련을 통해 울산시민 안전을 최일선에서 지키겠다"고 말했다.

[르포] '어둠 속 인명 찾아 탈출까지'…실전 같은 새내기 소방관 훈련
이날 훈련은 건물 화재 시 층별 인명 수색과 옥상에 있는 화점(불이 난 지점)에 물을 뿌려 진화하는 화재진압 훈련으로 마무리됐다.

화암119안전센터 신입 소방관들이 3인 1조로 팀을 짜 한 명은 펌프차를 작동하고, 두 명은 건물에 들어가 층마다 방수 호스를 연장해 올라가며 인명을 수색하는 방식이었다.

옥상에 도착해 화점을 발견한 소방관들이 연장한 방수 호스를 화점(과녁)으로 향하고 소화수를 뿌리면서 가상의 화재 진압 상황은 완료됐다.

임용된 지 8개월 된 새내기 소방관 정규진 소방사는 "오늘 훈련으로 선배들이 현장에서 익혔던 노하우를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훈련해 현장에서 꼭 필요한 소방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