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감산 기간 연말까지 '깜짝 연장'…유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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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러시아, 감산 기간 연장 발표
유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
글로벌 인플레 자극할 수도
유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
글로벌 인플레 자극할 수도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날보다 1.14달러(1.3%) 상승한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22년 11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1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 때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유가가 급등한 것은 세계 2·3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소식 때문이다. 사우디의 국영 SPA 통신은 사우디가 7월에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올해 말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시장에선 9~10월에 감산을 끝낼 것으로 기대했다. 100만 배럴 감산한 하루 원유 생산 규모는 900만 배럴이다.
이날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도 하루 30만 배럴의 수출 감축을 2023년 12월 말까지 연장하고 이 조치를 월 단위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연장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 이상이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유가 방어 차원에서 감산 기간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대했던 중국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질 못하면서 국제 유가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유가 급등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월가에서는 Fed가 연방공개시장회의(FOMC)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다음 11월에 회의에서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Fed가 내년 2분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감산 소식으로 물가가 꿈틀대면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