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층 놀이터? 기후 외면?…대탈출로 끝난 美 버닝맨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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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모닥불 파티에서 7만여명 참가하는 사막 축제로
부자 참가자들 늘어나며 행사 성격 변질…"환경파괴 눈감아" 비판도 미국 사막 한복판에서 열리는 문화축제 '버닝맨 페스티벌'이 폭우 속 대탈출로 4일(현지시간) 막을 내리면서 축제의 독특한 성격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분방한 하위문화에서 시작된 행사가 특권층의 놀이터로 전락하면서 기후변화를 외면하는 위선적 축제로 변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닝맨은 1986년 6월 래리 하비와 제리 제임스가 샌프란시스코 베이커 해변에서 친구들과 우연히 피운 8피트(2.4m) 높이 모닥불이 시초다.
그들의 모닥불 놀이는 반문화 성격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고, 1990년 행사부터는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리며 나무 인형을 태우기 시작했다.
행사는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해 매년 정보기술(IT) 업계 거물과 유명 인사들을 포함한 5만여명의 참가자를 끌어모았다.
버닝맨을 창설한 하비는 2004년 '급진적 포용', '흔적 남기지 않기' 등 다양성과 환경 보존을 추구하는 '10가지 원칙'도 발표했다.
현재 버닝맨은 매년 여름 4천에이커(16㎢) 넓이 사막에서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펼치는 9일간의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매해 7만여명이 찾고 있다.
'버너'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참가자들은 숙박시설과 대형 설치물을 모두 직접 제작해 '블랙록 시티'를 함께 세우고, 모든 거래는 물물교환으로 이뤄진다.
참여와 탈상품, 자기표현적 문화를 모토로 자급자족 공동체를 체험하는 미국 특유의 행사인 셈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버너'들의 연령대는 꾸준히 높아졌고, 특히 부유층 참가자들이 많아졌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축제 봉사자가 매년 시행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2013년 32세에서 지난해 37세로 올랐고, 지난해 유색인종 참가자는 13%에 불과했다.
CNBC는 버닝맨 입장료는 1인당 575달러(약 76만원)지만, 숙소와 복장 등 각종 경비를 포함하면 1천500달러(약 2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참가자들의 면면을 봐도 부유층 사이에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2017년에는 패리스 힐튼이 버닝맨에 DJ로 참가했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올해도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리 브린 등이 버닝맨 축제 현장에서 목격됐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이 네트워킹, 셀피, 심지어는 환각제 실험 등을 노리고 행사장을 찾는 것으로 지적된다.
자연스럽게 'D.I.Y'(do-it-yourself·본인이 직접 하는 것), 급진주의를 표방하는 버닝맨 정신도 희미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수년간 버닝맨은 '히피의 뿌리'에서 벗어나 럭셔리 RV, 광란의 파티, 실리콘밸리 형제들로 더 잘 알려지고 있다"고 적었다.
실제 일부 참가자들은 개인 셰프를 대동하기도 하고 연료 소비량이 큰 럭셔리 레저용 차량(RV), 발전기 구동 에어컨 등을 끌어와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쓰레기 투기도 빈번해져 연방 당국은 축제 인원을 8만명 이내로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올해 행사 기간에는 7개 환경단체가 전용기와 일회용 플라스틱, 발전기, 프로판 가스 등의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트레일러로 축제 참가자들의 행사장 진입을 막아섰고, 이에 따라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해 참가자들의 비난을 샀다.
시위에 참여한 환경단체 레이브 레볼루션 창립자 토미 디아코노는 "버닝맨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를 파티에 끌어들이면서도 계급, 돈을 배제한 사회인 양 위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또 다른 공동창립자 에밀리 콜린스는 "많은 참가자가 '나는 비건이고, 전기차를 몰며, 지속가능성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며 "매우 기술주의적이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사고"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버닝맨 행사에서 2019년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은 10만t에 달한다.
지난달 27일부터 열린 버닝맨에는 지난 1~2일 밤 기습적 폭우가 내리며 행사장이 진흙탕으로 변했고, 참가자 7만여명이 약 이틀간 고립됐다.
4일부터는 기상 상황이 나아지면서 차량 운전이 재개돼 참가자들의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부자 참가자들 늘어나며 행사 성격 변질…"환경파괴 눈감아" 비판도 미국 사막 한복판에서 열리는 문화축제 '버닝맨 페스티벌'이 폭우 속 대탈출로 4일(현지시간) 막을 내리면서 축제의 독특한 성격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분방한 하위문화에서 시작된 행사가 특권층의 놀이터로 전락하면서 기후변화를 외면하는 위선적 축제로 변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버닝맨은 1986년 6월 래리 하비와 제리 제임스가 샌프란시스코 베이커 해변에서 친구들과 우연히 피운 8피트(2.4m) 높이 모닥불이 시초다.
그들의 모닥불 놀이는 반문화 성격의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고, 1990년 행사부터는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리며 나무 인형을 태우기 시작했다.
행사는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해 매년 정보기술(IT) 업계 거물과 유명 인사들을 포함한 5만여명의 참가자를 끌어모았다.
버닝맨을 창설한 하비는 2004년 '급진적 포용', '흔적 남기지 않기' 등 다양성과 환경 보존을 추구하는 '10가지 원칙'도 발표했다.
현재 버닝맨은 매년 여름 4천에이커(16㎢) 넓이 사막에서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펼치는 9일간의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매해 7만여명이 찾고 있다.
'버너'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참가자들은 숙박시설과 대형 설치물을 모두 직접 제작해 '블랙록 시티'를 함께 세우고, 모든 거래는 물물교환으로 이뤄진다.
참여와 탈상품, 자기표현적 문화를 모토로 자급자족 공동체를 체험하는 미국 특유의 행사인 셈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버너'들의 연령대는 꾸준히 높아졌고, 특히 부유층 참가자들이 많아졌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축제 봉사자가 매년 시행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2013년 32세에서 지난해 37세로 올랐고, 지난해 유색인종 참가자는 13%에 불과했다.
CNBC는 버닝맨 입장료는 1인당 575달러(약 76만원)지만, 숙소와 복장 등 각종 경비를 포함하면 1천500달러(약 2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참가자들의 면면을 봐도 부유층 사이에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2017년에는 패리스 힐튼이 버닝맨에 DJ로 참가했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올해도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리 브린 등이 버닝맨 축제 현장에서 목격됐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이 네트워킹, 셀피, 심지어는 환각제 실험 등을 노리고 행사장을 찾는 것으로 지적된다.
자연스럽게 'D.I.Y'(do-it-yourself·본인이 직접 하는 것), 급진주의를 표방하는 버닝맨 정신도 희미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수년간 버닝맨은 '히피의 뿌리'에서 벗어나 럭셔리 RV, 광란의 파티, 실리콘밸리 형제들로 더 잘 알려지고 있다"고 적었다.
실제 일부 참가자들은 개인 셰프를 대동하기도 하고 연료 소비량이 큰 럭셔리 레저용 차량(RV), 발전기 구동 에어컨 등을 끌어와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쓰레기 투기도 빈번해져 연방 당국은 축제 인원을 8만명 이내로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올해 행사 기간에는 7개 환경단체가 전용기와 일회용 플라스틱, 발전기, 프로판 가스 등의 사용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트레일러로 축제 참가자들의 행사장 진입을 막아섰고, 이에 따라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해 참가자들의 비난을 샀다.
시위에 참여한 환경단체 레이브 레볼루션 창립자 토미 디아코노는 "버닝맨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를 파티에 끌어들이면서도 계급, 돈을 배제한 사회인 양 위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또 다른 공동창립자 에밀리 콜린스는 "많은 참가자가 '나는 비건이고, 전기차를 몰며, 지속가능성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한다"며 "매우 기술주의적이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사고"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버닝맨 행사에서 2019년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은 10만t에 달한다.
지난달 27일부터 열린 버닝맨에는 지난 1~2일 밤 기습적 폭우가 내리며 행사장이 진흙탕으로 변했고, 참가자 7만여명이 약 이틀간 고립됐다.
4일부터는 기상 상황이 나아지면서 차량 운전이 재개돼 참가자들의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