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 광고 모델 아이브 안유진. 클리오 제공
클리오 광고 모델 아이브 안유진. 클리오 제공
올해 립스틱 등 입술 색조 화장품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마스크를 벗으면서 입술 화장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불경기에 작지만 고급스러운 제품을 구입하는 '립스틱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한다. K팝 유행 등 효과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립틴트 터졌다…올해 입술 화장품 수출 역대 최대

관세청은 올해 1∼7월 립스틱 등 입술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5% 증가한 1억9800만달러로 동기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자료=관세청
관세청은 올해 1∼7월 립스틱 등 입술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5% 증가한 1억9800만달러로 동기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자료=관세청
관세청은 올해 1∼7월 립스틱 등 입술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5% 증가한 1억9800만달러로 동기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해당 기간 립스틱과 립 틴트·밤·글로스 등 수출 물량은 3415t으로 약 1억2200만개(개당 28g 기준) 분량에 달했다. 물량 기준으로도 지난해 연간 수출량(1억4200만개)의 86%에 해당해 1~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립스틱은 4400만달러어치 2300만개가, 립틴트·립밤·립글로스는 1억5500만달러어치 9900만개가 수출됐다. 특히 품목별로 수출액 증가율은 립틴트·립밤·립글로스(82.6%)가 립스틱 수출액 증가율(19.5%)의 네 배 수준으로 높았다.
자료=관세청
자료=관세청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미국(수출액 비중 42.2%)이었다. 그다음으로 일본(15.1%)과 중국(9.5%), 베트남(7.8%), 프랑스(3.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국 역시 125개국으로 최다 기록이다. 올해는 과들루프, 룩셈부르크에 K립스틱이 처음으로 진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시기 입술 화장품 수출은 감소했으나 지난해께부터 점차 회복했고, 엔데믹을 맞은 올해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6월에는 수출 중량이 583t에 달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헤라'의 모델로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2019년부터 기용해 립틴트와 쿠션 팩트 등 색조 제품을 알리고 있다. 대표 립제품인 '센슈얼 립 라인'의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국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뛰었다. 사진=헤라 인스타그램 캡쳐
아모레퍼시픽은 '헤라'의 모델로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2019년부터 기용해 립틴트와 쿠션 팩트 등 색조 제품을 알리고 있다. 대표 립제품인 '센슈얼 립 라인'의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국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뛰었다. 사진=헤라 인스타그램 캡쳐

엔데믹에 한류 효과까지…입술화장품 수출 7위로 뛴 한국

자료=관세청
자료=관세청
특히 최근 K뷰티 입술 화장품의 인기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시장에 입술 화장품을 수출하고 있는 상위 7개국 중 한국 순위가 10위에서 7위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올해 수출하는 상위 5개 나라 중 중국을 제외한 4개국에서 수출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일본, 프랑스는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어 올해 연말까지 종전 수출기록을 큰 폭으로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관세청
자료=관세청
국산 입술 화장품의 수출 호조 배경으로 관세청은 코로나19 사태로 감소한 수요가 엔데믹을 맞아 마스크를 벗으면서 정상화된 점을 꼽았다. 여기에 불경기에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심리적 만족도가 높은 작은 사치 성격의 '립스틱 효과'가 나타났다고 풀이했다.

또한 입술 화장품을 수출하고 있는 주요국 중 한국만 높은 수출 증가세로 순위가 상승한 점을 짚고 한류의 영향력을 요인으로 지목했다.

관세청은 "한류’의 열기로 자연스럽게 우수한 우리나라 제품이 관심과 인기를 얻으며 수출 증가의 촉매 역할을 했다"고 풀이했다.

제니 틴트·안유진 립스틱…K팝 인기에 광고 아이돌이 채웠다

사진=에스쁘아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에스쁘아 인스타그램 캡쳐
'전지현 틴트', '송혜교 립스틱' 등 과거 K뷰티 입술 화장품 유행을 여배우가 이끌었다면 최근 대세는 단연 아이돌그룹이다. 업계에선 K팝의 위력이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팬덤과 일반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유행의 첨단을 걷는 아이돌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K뷰티 제품이 인지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K뷰티의 제품력이 입소문을 탄 점도 일조했다.

각 화장품 브랜드는 아이돌 그룹 멤버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국내외 마케팅전에 한창이다.

K뷰티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헤라'의 모델로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2019년부터 기용해 립틴트와 쿠션 팩트 등 색조 제품을 알리고 있다. 대표 립제품인 '센슈얼 립 라인'의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국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뛰었다. 같은 그룹 계열 화장품 브랜드도 줄줄이 아이돌 멤버를 얼굴로 내세웠다. 리브랜딩(개편)을 거친 이니스프리는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에뛰드는 그룹 르세라핌의 카즈하, 에스쁘아는 트와이스 사나의 손을 잡았다.
사진=헤라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헤라 인스타그램 캡쳐
헬스앤드뷰티(H&B) 영역의 강자로 꼽히는 클리오 역시 그룹 아이브의 안유진을 모델로 기용했다. 미국과 동남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덤 사이에서는 남자 아이돌이 모델을 맡은 브랜드 뿐 아니라 그들이 바른 색조 화장품이 입소문을 타기도 한다. 일례로 2021년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가 립밤을 바르는 장면이 한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노출되자 해당 브랜드 립밤은 미국에서 순식간에 품절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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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