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산문집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
[신간] 세계 속 한국문학 만든 번역 이야기…'K 문학의 탄생'
▲ K 문학의 탄생 = 조의연·이상빈 엮음.
세계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인 번역가와 번역 연구자들의 이야기다.

한국 현대시 번역의 권위자인 안선재 서강대 명예교수와 한국 현대소설의 권위자 브루스 풀턴을 비롯해 김혜순의 시집 '한 잔의 붉은 거울' 등을 번역한 로렌 알빈과 배수현, 리지 뷸러, 제이크 레빈 등 한국문학의 깊이와 매력을 세계에 알린 번역가들의 글을 모았다.

부제는 '한국문학을 K 문학으로 만든 번역 이야기'.
영국 출신 천주교 수사로 한국에 처음 와 서강대에서 오랜 기간 영문학을 가르치고 한국 시를 번역해온 안선재 교수의 말이 특히 인상 깊다.

"주요 세계 출판사에 호소력을 지닌 한국소설은 우울하거나 민족주의적인 것이 아니다.

한국 영화가 그러하듯 즐길 거리가 되고, 상상력이 넘치며, 때로 머리카락이 쭈뼛 설만큼 그로테스크한 것이다.

"
숙명여대 영문학부 이형진 교수는 한국문학 번역에도 K팝의 '탈국가성 전략'을 시도해봄 직하다고 제안한다.

"K팝이 생산 주체를 글로벌화한 것처럼 현지 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갈 수 있는 현지 번역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과 현지 출판사에 한국문학을 홍보하고 연결해주는 통합 온라인 플랫폼이 필요하다.

또한 주도적으로 한국문학을 소비하는 독자들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팬덤 문화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장도 마련돼야 한다.

"
김영사. 416쪽.
[신간] 세계 속 한국문학 만든 번역 이야기…'K 문학의 탄생'
▲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 = 이응준 지음.
소설가이자 시인인 작가가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과 존재들에서 찾은 생의 신비가 냉소적이면서도 위트 있는 문장 속에 번뜩인다.

작가가 16년 동안 함께 하며 30대와 40대의 시간을 함께한 강아지 토토를 떠나보내고 또 한 마리의 다른 토토와 함께 살게 되기까지 겪은 시간의 기록은 특히 애달프다.

어머니와 토토, 아버지의 등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겪으며 생과 사, 고독과 실존, 문학과 사회 등에 관한 저자의 생각들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이 적지 않다.

가령, 이런 대목.
"이다지도 정의로움을 자처하는 자들이 사방에 득실득실한 데 왜 세상은 한 치도 나아지질 않고 날이 갈수록 더욱 끔찍해져만 가는 것일까.

그것이 궁금한 나는, 인간이란 어느 정도 염세적일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역사책을 뒤적여 보라. 불굴의 의지와 환한 희망과 강철이론으로 무장한 자들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든다.

"(89쪽)
민음사. 352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