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부 재원부족' 우려에 "재원 많다" 의견도
전쟁 피해액 7천억달러 육박…우크라 국가조달 플랫폼 이용 등 거론
무협, '우크라 재건' 세미나…"러시아 동결자산 투입 가능성"
유럽연합(EU)이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 2천억 유로를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지원에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법무법인 율촌과 공동으로 '폴란드·우크라이나 진출 쟁점 및 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거론했다.

이날 세미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동향을 공유하고,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폴란드와 연계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우크라이나 상공회의소 안나 류비마 국장이 사전 녹화 영상을 세미나에 보냈고, 국내 기업 및 전문가 120명이 세미나에 참석했다.

무역협회 정만기 부회장은 "EU는 역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과 이자를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며 "이 자산은 2천억원 유로(약 285조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EU는 이미 특별 실무그룹을 운영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일부에선 동결 자산을 임의로 활용한 전례가 없고 법적 근거도 미약해 실제로는 활용에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알려졌다"고 했다.

무협, '우크라 재건' 세미나…"러시아 동결자산 투입 가능성"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재건 사업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원 부족으로 수익 현실화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세미나에서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이미 투자를 시작한 미국, 영국, 일본 등과 세계은행, 유럽은행, 유엔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공조달연구센터 김만기 교수는 발제에서 "(우리 기업들이) 돈을 못 받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재원은 많다"며 "(러시아의) 동결된 자산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우크라이나에 잡혀 있는 자산이 가장 많은 미국 등도 나름대로 셈법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제기구 및 우크라이나 현지 기업과 협업을 하고, 우크라이나 국가 조달 플랫폼 'Prozorro'를 통해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 전문이었던 미국 대기업들과의 컨소시엄 참여도 거론됐다.

미국은 군사 지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707억달러를 투입해 재건 사업의 마스터 플랜을 주도하는 한편, 세계은행과 EU,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지분을 통해 전후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상공회의소 안나 류비마 국장은 현지 경제 상황 및 재건 수요 전망에 대해 영상으로 의견을 전했다.

안나 류비마 국장은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총피해액은 7천억달러에 달한다"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위험 보험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및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대한 상세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 포털인 'DREAM' 사이트를 통해 투자 프로젝트의 단계별 이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