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엔비디아
사진 : 엔비디아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회사인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국내 반도체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시장 기대치를 훌쩍 넘는 실적에 반도체 관련 기대감이 커졌다는 평이다. 여기에 미국 경제활동 둔화 지표가 발표되며 '고금리·강달러' 리스크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24일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64% 오른 6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4.22% 올랐다. 티에프이(19.51%), 미래반도체(0.93%), 씨이랩(1.38%), 셀바스AI(7.88%), 루닛(7.31%), 코난테크놀로지(4.03%) 등 국내 AI반도체 관련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상승세에는 24일 새벽 발표된 엔비디아의 지난 2분기 실적이 영향을 끼쳤다. 엔비디아가 밝힌 2분기 매출액(135억1000만 달러)과 주당 순이익(2.7달러)은 월가 예상치였던 112억2000만 달러, 2.09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 수요를 확인한 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같은 날 미국 경기 부진 데이터가 나오며 연준이 긴축를 장기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힘을 더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0으로 시장 예상치인 49를 밑돌았다. 서비스업 PMI는 51.0으로 6개월만 최저 수준이다.

이번 실적 발표가 반도체 시장의 수요를 확인한 만큼 향후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반도체 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합의점은 있지만 언제 실적(수요)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면서 "엔비디아가 실적으로 그 수요를 확인시켜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황수욱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5월 말 실적 발표 후 미국 증시가 변곡점을 형성했을 만큼 영향력을 줬는데 이번 실적 발표도 그에 준할 것"이라며 "특히 3분기 매출도 2분기만큼 높은 컨센서스와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는 것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시장 호재가 국내 증시를 계속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를 시작으로 그동안 실적 대비 주가가 낮았던 자동차, 기계가 풀릴 수 있다"면서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관련 어떤 변수가 생길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AI반도체주의 활약으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2537.68로 전일 대비 32.18(1.28%)올랐고, 코스닥시장은 901.74(2.14%)로 끝났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