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중국 증시 외국인 매도 현상 부각. 자료=wind, Bloomberg, 현대차증권
8월 이후 중국 증시 외국인 매도 현상 부각. 자료=wind, Bloomberg, 현대차증권
부동산 디벨로퍼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의 여파로 중국 증시가 가파르게 밀리는 가운데 2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1.34% 하락한 3078.4로 장을 마쳤다. 마디지수인 3100선도 깨진 것. 심천 성분지수는 2% 넘게 급락하면서 작년 4월의 상하이 락다운 당시를 밑돌았다.

이를 두고 24일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디폴트 여파와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실망감이 위험자산 회피심리로 반영됐다"며 "아직 부동산 디폴트리스크 전이와 관련한 뚜렷한 조짐은 관찰되지 않았다. 최근 인민은행은 적극적인 공개시장운영으로 시중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단기 시중 유동성 판단지표인 상하이 은행간 금리(SHIBOR)는 하향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이례적으로 외국인 주도의 증시 하락장이 연출된 점에 주목했다. 외국인은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누적 순매도 규모가 780억위안에 달했다.

정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1555억 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패닉셀링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중국 증시의 투자심리 악화로 로컬 수급 기반이 얇아져 외국인 매도세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주 중국 증시 거래대금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13.7%까지 오르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수준에 근접했단 분석이다.

외국인의 수급 이탈에 대해선 '펀더멘털'(금리차)과 '센티멘트'(CDS프리미엄) 악화가 결합된 결과라고 봤다.

그는 "중국의 5년 CDS프리미엄은 아시아 주요국 평균 대비 이격도가 작년 이후 가장 크게 확대됐고, 상대적인 신용 위험도는 2022년 4월 상하이 락다운 당시 수준까지 노출된 상황"이라며 "부동산 디폴트 이슈가 차이나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며 외국인 수급 이탈의 빌미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부동산 문제로부터 시작된 미중간 엇갈린 금리 정책기조로 미중 10년 국채 금리차는 역대 최대폭을 경신했다. 금리차 확대는 위안화 환율의 전고점 돌파(절하)에 대한 공포로 작용하고 있고, 이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이탈로 나타나는 중"이라며 "7월 이후 중국 본토 자금의 홍콩 주식 매입이 재개되고, 본토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하는 등 본토증시 자금 유출이 심화됐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중국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단연 부동산 디폴트로부터 파급된 것이고, 결국 외국인 수급의 단기 방향성은 부동산 디폴트 사태 여파의 통제 여부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시스템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중국 5년 CDS 프리미엄과 단기 시중 유동성 척도인 SHIBOR 금리 추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