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년 넘게 가동을 중단한 중국 충칭 공장을 매각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판 이후 두 번째다. 현대차는 중국에 남은 공장 세 곳 중 창저우 공장도 연내 가동을 멈추고 매각을 준비한다. 판매가 저조한 중국에서 과잉된 생산 시설을 정리하고 사업 구조를 다시 짜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中충칭공장 매각 착수…창저우도 연내 가동 중단 계획
23일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11일 충칭 공장을 36억8435만위안(약 680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작년 초 충칭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지 약 1년반 만이다. 앞서 현대차는 중국 시장 부진이 길어지자 소형차를 주로 생산하던 충칭 공장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충칭 공장은 현대차가 2017년 약 1조6000억원을 들여 세운 중국 내 다섯 번째 공장이다. 연 3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베이징에 공장 세 곳을 두고 있던 현대차는 “중국에서 제2의 성공신화를 쓰겠다”며 2016~2017년 창저우와 충칭에 각각 4, 5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승용차 생산능력은 165만 대까지 늘어났다. 2016년 중국 판매량이 113만 대에 이르자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한 것이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를 계기로 현대차의 ‘중국몽’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고급화하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제때 따라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2%에 그쳤다. 현대차는 2019년 중국 첫 공장인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2021년 현지 기업에 팔았다. 충칭 공장을 매각하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현대차를 따라 충칭에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사들도 줄줄이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베이징법인에 이어 충칭법인 매각에 나섰다.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케피코와 HL만도도 최근 충칭법인 지분을 모두 팔았다.

현대차는 올해 창저우 4공장도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선 창저우 4공장의 가동률을 30%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베이징 공장 두 곳도 효율화 작업을 거쳐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집중할 방침이다. 설비 일부는 수출용 생산거점으로도 활용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 운영 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