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롯데월드몰 더크라운에서 오는 30일까지 여는 루이비통 여성 컬렉션 팝업 매장. 매장에서는 2023 루이 비통 여성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인다. 사진=롯데쇼핑
잠실 롯데월드몰 더크라운에서 오는 30일까지 여는 루이비통 여성 컬렉션 팝업 매장. 매장에서는 2023 루이 비통 여성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인다. 사진=롯데쇼핑
무더위가 그치는 절기인 처서(處暑·8월23일)를 앞두고 유통가가 일제히 가을 패션 수요 잡기에 돌입했다. 아직 찜통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한발 앞서 채비에 나선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서다. 한 패션 플랫폼에서는 이달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가을 패션 수요가 뚜렷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무더위 속 가을 상품에 지갑 연 소비자

사진=SSG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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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이달 1~15일 해당 플랫폼에서 가죽 재킷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 뛰는 등 가을 의류 판매가 늘었다.

이와 함께 가을 재킷(매출증가율 327%), 블루종(211%) 등 환절기 외투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후드(116%), 가을 블라우스(72%), 가을 원피스(59%), 가을 셔츠(39%) 등 의류 판매도 늘었다.

소재별로는 가을철 인기 소재인 스웨이드 상품 매출이 142% 뛰었다. 캐시미어(49%), 트위드(20%), 울(18%) 등 쌀쌀하고 추운 날씨에 착용하기 좋은 소재의 매출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가을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둘째주(8월8~15일) 지그재그 주간 검색어 중 급상승 키워드 30위권 내 가을 패션 아이템이 10개나 차지했다. 가을 재킷은 전주 대비 검색량이 369%나 급증해 3위에 올랐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풍토병화) 국면으로 외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의류 수요가 증가한 점, 패션업계의 신상품 출시 주기가 빨라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더위가 한창이지만 최근 2주간 가을 관련 키워드 평균 검색량이 작년보다 증가한 점을 보면 다음 시즌 준비 시기가 확실히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쇼핑도 이커머스도…가을·겨울 패션 판다

사진=현대홈쇼핑
사진=현대홈쇼핑
유통가에서는 가을·겨울(FW) 상품 판매가 한창이다. 백화점 쇼윈도를 가을옷을 입은 마네킹들이 채웠고, 홈쇼핑에서도 쇼호스트들은 울과 캐시미어 등 소재를 활용한 추동 패션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8일부터 가을 테마로 백화점 내·외부 연출에 나섰다. '보통의 우리에게'란 주제로 작가 앤디 리멘터·아방·카아민 등 세 명의 아티스트 예술작품을 활용해 꾸몄다. 롯데백화점이 여러 명의 아티스트들과 동시에 시즌 비주얼 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VM)을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홈쇼핑 업계에선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샵이 지난 18일부터 '모르간', '쏘울', '아뜰리에 마졸리' 등 패션 자체브랜드(PB)의 가을 상품 출시를 시작했다. CJ온스타일은 PB ‘셀렙샵 에디션’이 미국 히트 시트콤 ‘프렌즈’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컬렉션을 론칭하며 추동 시즌에 돌입했다. 레트로(복고)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감성의 Y2K패션 열풍을 반영한 조치다. 롯데홈쇼핑 역시 30~40대 여성을 위한 신규 패션 브랜드 '바이브리짓'을 론칭하며 추동 상품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23일 '이상봉에디션' 론칭 방송을 시작으로 추동 의류 판매 방송을 시작한다.
사진=GS샵
사진=GS샵
올해 홈쇼핑 PB 브랜드들은 소재 차별화에 초점을 맞춰 FW 제품을 기획했다. 생활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소비자가 한층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하나를 사더라도 품질과 실용성이 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FW 시즌에는 프리미엄과 단독 기획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에서도 가을 맞이 채비에 돌입했다.

SSG닷컴은 오는 27일까지 가을 패션 컬렉션 행사를 열고 신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또한 라이브커머스(라이브방송)에서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플랫폼 W컨셉의 자체 브랜드(PB) '프론트로우' 추동 상품 20여 종을 최대 60%까지 할인한 가격에 선보인다.

온라인쇼핑몰 29CM는 다음달 3일까지 1100여 개 브랜드 상품을 최대 88% 할인 판매하는 ‘프리폴’ 기획전을 연다. 명품 쇼핑몰 머스트잇도 다음달 16일까지 '23FW 신상 기획전'을 열고 관련 상품에 대해 최대 60% 할인율을 적용한다.

다만 올해 처서가 지나더라도 예년과 같이 날씨가 선선해지는 이른바 '처서 매직(마법)'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 오는 24일까지 호우특보 수준의 많은 비가 예보됐지만 이후에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쏟아지는 유통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맛보기 좋게 한입거리로 잘라 담았습니다. 유용하게 맛보는 [오정민의 유통한입], 같이 한입 하실까요?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