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규모 키워 재정 안정화…루키 운용사 적극 발굴"
“기금 규모 증식을 통한 재정 안정화가 최우선 목표입니다.”

송하중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이사장(71·사진)은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기 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두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이사장은 지난달 1일 사학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석·박사학위 등을 받은 뒤 경희대 정경대에서 후학을 양성했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과 한국정책학회장 등도 지냈다.

사학연금은 1974년 설립된 준정부 공공기관이다. 지난달 말 기준 공단의 금융자산 운용 규모는 23조3941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국민연금에 이어 자산 운용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송 이사장은 “원칙을 지키는 투자로 사학연금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학연금의 올해 투자 포인트는 국내 채권 투자 확대다. 세계 각국의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기회가 열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대체 투자 비중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장기 자산 배분 원칙하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한 결과 사학연금은 올해 지난달 말 기준 기금운용 수익률 9.2%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만 기금 규모를 1조9553억원 늘렸다. 송 이사장은 “이규홍 자금운용관리단장(CIO) 등 전문 인력들이 원칙을 지키며 균형 있는 투자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학연금은 지난달부터 총 40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 다음달 사모펀드(PEF) 운용사 네 곳을 선정해 각 1000억원 이내의 금액을 출자할 예정이다. 송 이사장은 “운용사의 자금 운용 성과, 전문성, 안정적인 관리체계 등을 집중적으로 평가하겠지만 숫자로 보이지 않는 부분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용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도덕성 등도 중요한 평가 요소라는 게 송 이사장의 판단이다.

향후 ‘루키 리그’ 신설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규모가 크고, 과거 투자 성과가 훌륭한 운용사를 선발하는 것도 좋지만 능력 있는 신생 운용사를 발굴하고 시장에 진입하도록 돕는 것도 사학연금이 해야 할 일”이라며 “다음 출자 사업엔 신생 운용사에 기회를 주는 등 연기금업계에서 책임 있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학연금은 내년에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송 이사장은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국가의 복지 체계에서 사학연금 등 사회보험이 맡는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임기 3년간 눈에 띄지 않더라도 사학연금이 다음 50년을 순항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닦는 게 내가 중점적으로 해야 할 임무”라고 했다.

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사학연금제도개선협의회 위원장을 맡아 사학연금 개혁을 주도했다. 송 이사장은 “구성원들이 납득하고, 만족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세대 간 형평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글=박종관/사진=최혁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