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움직임에 따라 가시화되는 전자기력…윤성필 개인전
서울 성곡미술관에서 윤성필 작가의 '전자기력 사유: 블랙스크린'전이 열리고 있다.

윤성필은 자연계의 네 가지 힘인 전자기력과 중력, 강력, 약력 중 전자기력에 관심을 두고 10여년간 이를 탐구해왔다.

그는 액체 자성 유체를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기력을 회화, 조각, 사운드 설치 등으로 구현하고 있다.

액체 자성 유체는 1960년대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물질로, 스피커나 터치스크린 패널 등 반도체·전자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액체 자성 유체는 프로그래밍된 전기 신호를 받고 특정한 요철을 만들거나 순환 운동을 하다가도 전자기력의 힘이 약해지면 본래의 원형으로 회귀하거나 하강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시장에 설치된 원형의 검은 수조에 다가가면 잔잔하던 표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던 수조에서 작은 원형의 형상이 관람객 쪽으로 다가온다.

철가루가 포함된 액체 자성 유체가 동작 감지기를 통해 인간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전기 신호에 따라 가시화된 것이다.

전시는 이런 식으로 모두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며 비가시적인 힘인 전자기력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 지원을 받았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 작업에서는 대개 복잡한 기계장치를 떠올리게 되지만 이번 전시는 기계 장치 노출을 최소화했다.

작가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 작업에서는 기술을 드러냄으로써 기술이 주목받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 쪽에 초점을 맞춰 시각적으로 단순하게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현대제철 등 기업들도 협력했다.

현대제철은 철을 생산하고 재활용하는 기업의 사업구조와 철과 순환성을 주제로 한 윤성필 작가의 작품이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전시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7일까지. 무료 관람.
관객 움직임에 따라 가시화되는 전자기력…윤성필 개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