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강화하고 고위험시설 따로 관리…접종·치료제 처방률 올려야"
코로나19, 고령자에겐 여전히 위험…80세 이상 사망자 50% 급증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고령층 위주인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방역 당국이 코로나19를 '독감'과 같은 4급 감염병으로 등급 하향을 예고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고령층 등 고위험자들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보호대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8월 2주(8월 6일∼12일) 주간 신규 확진자는 34만9천279명으로 직전주보다 0.8% 증가했다.

증가율이 23.7%까지 치솟았던 7월 4주, 10.4%였던 8월 1주와 비교했을 때 증가폭은 둔화했지만, 유행세에 뒤따른 일평균 재원중 위중증 환자 수와 일주일 간 사망자 수는 각각 전주 대비 21.5%, 40.2% 급증했다.

특히 80세 이상 후기 고령층의 사망률이 크게 늘었다.

8월 2주 코로나19로 인한 80세 이상 사망자 수는 91명으로 직전주(61명)보다 49.2% 급증했고, 이 연령대 위중증 환자수도 31.4% 늘어 증가율이 가팔랐다.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확진자 숫자가 늘면 고위험군 감염자 숫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같이 늘어나는 순차적인 결과가 반복된다"며 "60세 이상으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흔히 비교하는 인플루엔자보다는 치명률이 현저히 높아지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고위험군을 어떻게 보호할지가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집계된 치명률이나 중증화율이 낮다고 하더라도, 방역당국이 감염병 등급 하향 시에 또다시 증가할 수 있는 고위험군 사망자를 줄일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엄 교수는 "코로나가 독감과 같은 등급으로 하향된다고 해서 '독감처럼 관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고위험군이 몰려 있는 요양병원 등과 지역사회 방역은 완전히 다르게 가야 한다.

감염병 등급을 조정한다 해도 기존의 방역 전략을 유지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 역시 "시간이 지나면 항체 역가는 떨어지기 마련이고, 고령자 위주로 또다시 나올 사망자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망자가 10배 늘어나도 확진자가 100배 늘어나면 치명률은 줄어들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내는 치명률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며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지표로 고령자 확산세와 사망자 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의대 교수는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서 치료제 처방 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독감처럼 관리한다고 하지만 코로나 치료제는 아직 독감 치료제에 비해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7월 60세 이상 환자에 대한 먹는 치료제 처방률(추정)은 50.6%지만 이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도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는 확진자 수에 후행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고위험군은 예방접종과 조기 발견 후 먹는 치료제 투약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장기적으로 정책 방향을 잘 잡아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고령자에겐 여전히 위험…80세 이상 사망자 50% 급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