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범준 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공무원보수위원회가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5급 이상 2.3%, 6급 이하 3.1%로 결정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양대 공무원 노조가 선거 투·개표 사무에 투입되는 공무원들의 처우도 함께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최저임금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은 수당을 '정상화' 시켜달라는 주장이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27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공동으로 공무원 임금·선거사무 수당 인상 촉구 및 공공예산 축소 기획재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28일 밝혔다. 공노총 측은 "하위직 공무원들이 국가적 재난상황이나 각종 선거 진행 시 업무량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은 고사하고 정부로부터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노총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법 시행규칙에 따른 (사전)투·개표 관리관과 사무원의 수당은 현재 6만 원"이라며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620원을 기준으로 하면 투·개표관리관은 24만 5000원, 핵심 투표사무원은 19만 6000원, 단순 투표사무원은 16만 3000원의 수당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수당은 최저임금 대비 25%~35%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근엔 수당 6만원에 사례금 4만원이 추가로 지급되고 있다. 한 공무원은 "하루 15시간 정도 일하면 기본 10만원에 3끼 식대(2만원)를 포함한 12만원가량을 지급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새벽 5시부터 선거 업무를 시작해 저녁 7~8시까지 14~15시간 근무하는 등 엄청난 고강도 업무지만 수당은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무원노동계의 선거사무 제도 개선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양대 공무원 노조가 개표사무 보이콧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노총은 그간 지속해서 선거사무종사자로 위촉된 공무원들의 선거사무 수당 현실화를 요구해왔다.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공직선거 투표사무의 65%, 개표사무의 40%를 기초단체 공무원이 도맡아 하고 있다.

공노총은 "대한민국 선거업무는 수많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헌신 속에서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과중한 업무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있다"며 "기재부가 수당 인상을 반대하면서 계속해서 공무원들의 노동을 착취하겠다면 2024년 총선 선거업무는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개표 사무는 주로 감시와 기계의 집계를 보조하는 업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수당 대신 '대휴제도'를 통해 보상을 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전)투표관리관은 24만원 △(사전)투표사무원은 18만원 △개표사무원은 1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