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국내 유일 인공지능(AI) 테스트인 AICE 정기시험을 감독하고 있다.  임대철 기자
KT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국내 유일 인공지능(AI) 테스트인 AICE 정기시험을 감독하고 있다. 임대철 기자
지난 21~22일 치른 제3회 AICE(AI Certificate for Everyone) 정기시험에서 2000명이 넘는 응시자가 ‘베이식(BASIC)’ 시험에 몰렸다. 전체 응시자(3416명)의 60%에 달한다. 베이식은 코딩 언어를 몰라도 되는 비전문가용 시험이다. 인공지능(AI)에 관심이 있지만 깊게 몰랐던 사람들이 베이식 시험 등장을 계기로 AI 배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0%는 베이식 응시

"미래 위해 AICE 도전"…응시자 60%가 비전공자
이번 AICE 베이식 시험에선 데이터의 시각화 분석, 전처리 과정 등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AI 모델을 만드는 것까지만 다룬 1회 시험 때보다 난도가 높아졌다. AICE 사무국은 “기업들이 현업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를 가공하도록 했다”며 “문제를 풀면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인사이트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게 AICE 시험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AICE 사무국에 따르면 직장인 응시자 중 상당수는 담당 영역이 AI와 관련이 없었다. AI가 기업 사업 곳곳에 폭넓게 활용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한번쯤 AI를 배워 활용해보고 싶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 국민의 AI 일상화’를 목표로 2027년 내 기업들의 AI 도입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대통령실 직속으로 출범한 조직인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직원들도 AICE 시험에 전원 응시했다.

직전 시험에서 AICE 베이식 시험을 본 서나윤 삼성웰스토리 프로는 “머신러닝을 학습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직접 가공하고, 필요한 결과값을 산출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서 프로는 추후 준전문가에게 알맞은 ‘어소시에이트’ 시험에 응시할 계획이다. 그는 “비전공자여서 개념부터 쌓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AI 전반에 많은 호기심이 생겼다”며 “어소시에이트 시험에선 파이선도 다뤄볼 수 있어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어소시에이트 시험에선 파이선과 각종 머신러닝 라이브러리가 활용됐다. 단편적 지식보다 실제 데이터를 분석하고 AI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묻는 데 초점을 맞췄다. 코딩을 이용해 현업에서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데이터 전문가 꿈 생겼다”

AICE 시험을 사내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거나 평가에 활용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AICE를 도입해 활용 중인 기업·기관은 총 122곳에 이른다. KT를 비롯해 HD현대중공업, 동원그룹, 신한은행, 하나은행, 대웅제약 등이 AICE를 적극 활용하는 곳으로 꼽힌다. 채용 때 AICE 자격 소지자를 우대하는 기업도 30곳이 넘는다.

KT 관계자는 “AICE 출시 1년도 안 된 시점에 응시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의미가 커 보인다”며 “비전공자까지 AI에 대한 관심을 학습으로 연결하면서 국내 AI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고 강조했다.

베이식 시험 자격을 취득한 뒤 데이터 전문가로 꿈을 키운 응시자도 나왔다. 오승하 SR광주승무센터 객실장은 “AICE를 통해 AI에 대한 개념과 원리를 학습하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 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며 “관련 능력을 길러 데이터 기획 및 분석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결시율이 낮은 것도 AICE 시험의 장점으로 꼽힌다. 시험을 치른 이틀간 전국 곳곳에 비가 내렸지만 결시자가 많지 않았다. AICE 시험이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돼 날씨와 무관하다는 게 사무국의 설명이다.

정지은/이주현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