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 복장 흉내·조롱 메시지"…법원 "국왕은 신성불가침"
태국 법원, '배꼽티 차림 시위' 10대에 왕실모독죄로 징역 1년형
태국 법원이 3년 전 민주화 시위에 '배꼽티'를 입고 참여한 10대에게 징역 1년형을 내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1일 AFP가 인용한 태국 인권단체 '인권을 위한 태국 변호사들'(TLHR)에 따르면 2020년 검정 배꼽티 차림으로 시위에 참여했던 나빠싯(19) 군이 전날 왕실모독죄로 1년형을 받았다.

나빠싯은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이 과거 해외에서 입었던 의상을 따라 했으며, 몸에는 국왕에 대한 조롱으로 여겨지는 메시지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국왕은 침범해서는 안 되는 신성한 지위에 있다"며 애초 3년 형을 내렸지만, 피고가 당시 16세였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줄였다.

TLHR은 태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한 2020년 7월 이후 미성년자 20명을 포함해 246명이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는 왕실 구성원이나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했다.

태국 사회에서 군주제 개혁 요구는 금기시됐지만, 2020년 젊은 층의 지지를 받던 야당 퓨처포워드당(FFP)이 강제 해산된 후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면서 군주제 개혁과 왕실모독죄 폐지 요구가 나왔다.

지난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전진당(MFP)은 FFP의 후신으로,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는 왕실모독죄 개정에 반대하는 군부 진영에 막혀 의회 총리 선출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