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 청주시장(가운데)이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청주 오송읍의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청주시 제공
이범석 청주시장(가운데)이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청주 오송읍의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는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궁평 2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 없이 피해복구에 주력하고 있다. 시는 이범석 시장이 직접 나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복구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집중호우로 침수된 흥덕구 강내면 탑연삼거리를 찾아 빠른 복구를 지시하는 등 피해 현장을 다니며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인근 오송읍의 한 주택을 방문해서는 주민을 위로하고 신속한 복구와 지원을 약속했다. 이 시장은 “피해 복구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이른 시일 안에 시민들이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연동 부재가 빚은 참사라는 지적에도 이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충청북도와 청주시의 공식 사과와 함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북 지역 20개 개인 및 단체로 구성된 충북기후위기비상행동은 논평을 통해 “오송 참사는 인재”라며 “폭우로 인해 미호강의 넘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예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수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심지어 제방은 행정중심도시건설청, 도로는 충청북도, 재난문자는 청주시 소관이라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모습에서 권력의 추태만 발견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의 책임감 있는 재난 대응을 촉구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참사 전 금강홍수통제소의 유선 통보와 시민의 119 신고가 있었지만, 청주시의 조치는 전무했다”며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무책임한 대응이 확인된다면 응분의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에 따르면 청주에서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발생한 사상자는 26명(사망 15명‧부상 11명)으로 집계됐다. 궁평 2 지하차도에서만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5일 오전 5시28분께 서원구 남이면 흥덕구 3순환로 갓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차량이 매몰돼 20대 운전자 1명이 숨졌다.

이재민은 600명이 발생했고, 현재 139명이 대피소 12곳에서 머물고 있다. 청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장비 614대와 공무원 1615명, 민간인 1042명, 군인·경찰 50명 등 2700여 명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참사가 발생한 오송에는 2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청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