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rsenii Palivoda/shutterstock.com
최근 블랙록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 등 글로벌 호재로 상승세를 이어온 비트코인(Bitcoin, BTC)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실패할 경우 낙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8일 오전 11시 50분 기준 현재 업비트 원화 마켓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07% 내린 4012만 원(바이낸스 USDT 마켓 기준 3만30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김치 프리미엄(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의 가격 차이)은 1.67%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미 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된 FOMC 의사록은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재확인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15개월 만에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의사록에 따르면 이는 잠시 쉬어가는 차원이며 올해 금리를 두 번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연내 최소 두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고 연속 인상도 가능하다고 재차 밝힌 바 있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경제 전망에서 올해 연방기금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라고 전했다.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들은 "노동시장이 여전히 매우 타이트하고, 경제 모멘텀이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하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거의 없다"라고 지적했다.

투자 업계는 이번 공개된 의사록이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풀이했다. 이안 린젠 BMO 캐피탈 시장 전략가는 "이번 의사록은 6월 금리 동결은 한 끗 차이로 이뤄진 것이며 7월에는 인상이 적절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라고 평가했다.

그렉 배석 AXS 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도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이 하반기 금융시장 경로와 경제 경로에 관한 투자자들의 생각을 주도할 것은 분명하다"며 "연준이 향후 몇 달 동안의 계획에 대해 공격적인 표현과 메시지를 주면서 투자자들이 겁을 먹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도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6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49만 7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두 배 웃도는 수치인 데다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지난 7일 미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비농업부문 고용은 시장 예상치를 다소 하회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6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임금 상승은 견고했다"라며 "미 노동시장은 연준이 이달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해석했다.

미 노동시장이 건재함을 보이자 연준이 더 강력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노동시장 과열은 임금 상승을 부추기고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스튜어트 폴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안심하기에는 미 노동 시장이 여전히 너무 과열돼 있다"면서 "연준은 노동 수요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내년까지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물 시장은 7월 기준금리 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8일 오전 11시 50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93%를 나타내고 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7%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기관 투자자와 고래 투자자는 비트코인을 계속 추가 매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의 공급량도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샌티멘트는 지난 1일 "비트코인을 10개 이상 1만개 이하 보유한 고래, 상어 투자자들은 최근 비트코인을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들은 지난 7주간 15만 4500BTC을 추가 매수했다"라고 밝혔다. 샌티멘트는 고래 투자자는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소식에 매집을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지난 4월 말부터 두 달간 비트코인 1만2333개를 추가로 매수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총 15만2333BTC, 약 4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비트코인 공급량은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4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비트코인의 거래소 공급량이 4% 감소해 지난해 12월 수준에 근접했다"라며 "이는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의 파피 분석가는 지난 1일 퀵테이크 리포트를 통해 "주요 거래소의 비트코인 공급량은 2020년 3월 이후 현재까지 30% 이상 감소했다"면서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입금한 지갑 주소의 수도 80%가량 줄었다. 비트코인 공급 추세는 더욱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사진=Willy Woo 트위터 캡쳐
미 경제매체 핀볼드는 지난 5일 "비트코인은 3만1000달러선 아래로 다시 내려왔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및 전문투자자의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난달에도 기관의 수요가 증가한 이후 비트코인 시세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향후 상승세가 촉발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유명 가상자산 온체인 애널리스트 윌리 우도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또 다른 상승장의 초기 단계에 있다"라고 분석했다.

'매파적' 연준 FOMC 의사록 "올해 금리 추가 인상 예고" "기관·고래 투자자, 최근 비트코인 추가 매수…공급량 감소세" "비트코인 추가 상승력 줄고 하방압력…3만달러 지지 중요"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핵심 저항선인 3만1400달러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하지 못했고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3만달러선을 사수하면 상승 가능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유시 진달 뉴스비티씨 연구원은 "최근 비트코인은 3만1000달러를 일시 돌파한 이후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비트코인은 3만달러선까지 내려와 지지선을 다시 시험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진달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3만1400달러를 돌파하면 3만200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지만 3만1750달러를 넘어서지 못하면 3만150달러, 3만달러 순으로 하락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3만달러선을 하방 돌파하면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라케시 우파드예히 코인텔레그래프 가상자산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최근 3만1000달러를 상회했지만 추가적인 상승력이 생기지 않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비트코인이 하락할 경우 2만9673달러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트코인이 해당 가격대를 상회하면 비트코인은 3만1000달러, 3만1432달러, 3만2400달러까지 차례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그는 비트코인이 2만9673달러를 하회하면 2만7849달러까지 낙폭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명 시장분석가인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스트래티지 창업자는 "비트코인은 이번 상승에 앞서 2만5000달러선까지 조정을 받은 바 있다.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이제 막 시작했다"면서 "최근 상승세를 토대로 비트코인 시세를 예측하면 비트코인은 3만6000달러선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톡턴 창업자는 "변동성지수(VIX)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비트코인과 증시 모두 상승세가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VIX는 S&P500지수의 옵션을 바탕으로 한 변동성 지표로 미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린다. 통상 20 이하일 때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적임을 나타낸다. 8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VIX는 14.83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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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승 블루밍비트 기자 minriver@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