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페이 운영하는 차이푸퉁에도 5천400억원대 벌금
中, 앤트그룹에 1조2천억원 벌금…인터넷기업 역대 두 번째 규모(종합)
중국 금융당국이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핀테크(FIN-Tech·금융과 디지털 기술의 결합) 기업인 앤트그룹에 1조2천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 벌금을 부과했다.

7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과 은보감회 등 금융관리부서는 인민은행법, 자금세탁방지법, 은행업감독관리법 등을 적용해 앤트그룹과 산하기업에 벌금 71억2천300만 위안(약 1조2천800억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또 앤트그룹의 의료비 상조 플랫폼인 '샹후바오'(相互寶. 가입자들이 서로 의료비가 필요한 사람들 돕는 것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앤트그룹에 부과된 벌금은 미국 상장을 강행했다가 징벌 성격의 벌금을 부과받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받은 80억2천600만 위안에 이어 중국 당국이 인터넷 기업에 부과한 벌금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당국은 앤트그룹과 산하 기업이 회사관리, 금융소비자 보험, 은행보험 기구 업무 활동 참여, 지불 결제 업무 종사, 돈세탁 방지 의무 이행, 펀드 판매 업무 등에서 법규를 위반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앤트그룹과 텐센트그룹 등 대형플랫폼 기업에 존재하는 금융 관련 법규 위반을 수정하도록 지도했다"며 "현재 플랫폼 기업의 금융 업무 관련 문제는 대부분 시정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앤트그룹 상장을 앞둔 2020년 10월 공개 행사에서 작심하고 당국의 핀테크 규제를 비판하자 바로 단속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그 직후 그해 11월로 예정됐던 앤트그룹의 상장을 전격 중단시키고 역대 최고인 180억 위안(약 3조4천억 원)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하는 등 알리바바그룹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인민은행 등은 이어 같은 해 12월 앤트그룹에 "법률 준수 의식이 희박하다"고 질타하면서 '위법한 대출을 포함한 금융 활동 시정' 등을 요구했다.

또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 은행과 같은 규제를 받을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던 마윈은 1년여의 해외 생활을 마치고 지난 3월 귀국했다.

그의 귀국을 두고도 중국 당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단속이 끝나가고 있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마윈이 귀국한 다음 날 알리바바는 회사를 6개 독립 사업 단위로 재편하는 창사(1999년) 이래 최대의 조직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앤트그룹은 이날 오후 공고를 통해 "오늘 금융관리부서의 행정처벌 결정서를 받았다"며 "우리는 이를 성실하게 받아들이고 결연히 복종하며 규정 준수 관리 수준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0년부터 금융관리부서의 지도하에 제반 사항을 적극 개정했고, 현재는 이미 시정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텐센트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차이푸퉁에도 불법 소득액 5억6천만 위안(약 1천억 원)을 몰수하고 24억2천만 위안(약 4천365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국은 이 기업이 지급계좌 관리 규정과 소비자 금융정보 보호 관리 규정 등을 위반하고 고객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했다고 설명했다.

앤트그룹과 차이푸퉁은 각각 전자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이 합쳐서 90%가 넘어 거의 모든 중국인의 소비 행동에 관련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