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통신시장 경쟁 촉진안 발표…"가계 통신비 부담 계속 늘어"
중고폰 거래 활성화…알뜰폰 유통망, 우체국·알뜰폰 허브 등으로 확대
약정 5G폰으로 LTE 쓴다…정부 "고착화된 카르텔 벗어나야"(종합)
휴대전화를 통신사 약정을 통해 구매하더라도 LTE와 5G 요금제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거래 사실 확인 서비스 도입 등 중고 휴대전화 시장 활성화 대책도 추진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과 함께 알뜰폰 업계 경쟁력 강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진입 유도 등을 골자로 한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브리핑에서 "통신시장이 그간의 독과점 체계에서 비롯된 고착화된 카르텔적 상황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경쟁 친화적인 시장 환경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TF를 구성해 경쟁촉진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가계 통신비 지출 추이가 2020년 12만원에서 지난해 12만8천원을 거쳐 올해 1분기 13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통신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요금·마케팅·품질 경쟁을 촉진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만 통신정책관은 "5G 서비스가 2019년 개통된 이후 3년간 중간요금제가 없었고 3사의 요금제 구조가 거의 같았다.

28㎓ 대역 설비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자하지 않았지만, 통신의 역사를 더듬어보면 네트워크에서 완전히 안정적인 투자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통신 3사가 밝힌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3만원대 초반이지만, 여기에는 저렴한 사물인터넷(IoT) 회선 요금 등도 포함돼있어 5G만으로 따진 ARPU는 3만원대 후반이라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5G망 구축이 미흡한 경우에도 5G 요금제 가입을 강제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통신사 약정으로 구매한 단말기 등도 LTE·5G 요금제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통신 3사가 이용자에게 연 2차례 등 주기적으로 이용 패턴에 기반한 최적 요금제를 고지하도록 하고, 통신 분야 마이데이터를 통해 민간의 요금제 비교·추천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한편 정부도 통신 요금 분석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규정한 추가지원금 한도를 공시지원금의 15%에서 30%로 올리고, 폐지 요구가 나오는 단통법 개선 방안도 하반기 본격적으로 검토한다.

추가지원금 한도가 높아지면 현재 시행 중인 선택약정할인율 25%가 상향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 조정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행 2년 중심인 선택약정 할인제도를 1년 단위 중심으로 개편하고, 약정 기간 후반부에도 여전히 높은 초고속 인터넷 위약금을 약정 기간 절반이 지난 시점부터 점차 감소해 만료 시점에 0이 되도록 조정한다.

과기정통부는 또 중고 휴대전화의 신뢰도 제고와 가격 인하를 목적으로 중고 휴대전화 시장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시도를 병행하기로 했다.

일정 조건을 갖춘 중고 휴대전화 사업자와 가격 정보를 공시하는 한편 판매자-거래자 간 중고 휴대전화 거래 사실 확인 서비스 도입, 성능 확인서 발급, 개인정보 삭제 프로그램, 세금 부담 완화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약정 5G폰으로 LTE 쓴다…정부 "고착화된 카르텔 벗어나야"(종합)
정부는 아울러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규모 있는 알뜰폰 업체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알뜰폰 주 이용층이 젊은 층으로 이동함에 따라 이에 걸맞은 이미지 재정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일몰된 통신 3사의 알뜰폰 업계에 대한 도매제공 의무제를 상시화해 알뜰폰 사업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설비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 대상을 현행 SK텔레콤에서 통신 3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다양화하고, 자체 설비를 갖췄거나 가입자가 많은 알뜰폰 사업자가 데이터를 대량 선구매할 경우 할인 폭을 확대하는 한편 알뜰폰 허브, 우체국 등 유통망을 통해 이통3사와 경쟁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지만 차량 관제용 회선이 알뜰폰 회선 수에 상당 부분 포함돼 통계를 왜곡한다는 지적에 따라 완성차 회사 사용 회선을 제외하고 알뜰폰 점유율을 계산하기로 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로부터 회수한 28㎓ 대역을 구축할 신사업자에 주파수 이용 기간을 당초 3년에서 5년으로 늘여 제공하고 할당 대가는 최저 경쟁 가격을 산정한 뒤 구축 1년 차에 총액의 10%만 납부하도록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밝혔다.

또 신규 사업자가 네트워크 미구축 지역에서 기지국·코어망 등 타사 네트워크 공동 이용을 요청하면 대상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

일부 산간 지역을 제외하고 구축률이 95%에 달하는 케이블 TV 가입자망 등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는 외국인 사업자의 신청이 있을 경우 통신 시장에 외국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11일 5G 28㎓ 신규 사업자 주파수 할당 계획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연 뒤 전용 주파수와 앵커 주파수로 거론되는 700㎒ 또는 1.8㎓ 대역 할당 방침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28㎓ 주파수 반납 이후에도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에 나서는 통신사와 협의해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지하철에서 5G 와이파이 인프라 구축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초고속 인터넷망을 전국 농어촌 지역에 구축하고 음성 전화용으로 깔린 구리 선을 2026년까지 100% 광케이블로 전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