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청과물 시장과 초고층 건물들이 어우러져 있는 일대의 모습. 사진=이현주 기자
청량리 청과물 시장과 초고층 건물들이 어우러져 있는 일대의 모습. 사진=이현주 기자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붙고 입주 단지 가격도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다. 초고층 아파트가 일제히 들어서는 데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주변으로 지하철 4개 노선 신설과 주택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들이 진행 중이어서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전용 84㎡ A타입 분양권은 지난달 15억112만원에 거래됐다. 2019년 7월 분양가(10억1872만원)대비 4억8240만원(47.4%) 올랐다. 같은 단지 또 다른 전용 84㎡ C타입도 지난달 14억9556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2019년 7월 분양가(10억9530만원)에 비해 4억26만원(39.3%) 상승했다.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 주상복합'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5월 14억1485만원에 거래돼 2019년 4월 분양가인 8억3100만원보다 5억8385만원(70%) 뛰었다.

전농동에 있는 A 공인중개 관계자는 "청량리 일대 재개발 호재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농동, 청량리동 등 아파트 분양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의 분양가가 오르면서 이 쪽(청량리 일대)으로 집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B공인중개 관계자는 "웃돈을 주더라도 원하는 단지, 층수 등을 선별해 매입하는 영향이 있다"며 "집값이 강남부터 반등하면서 '바닥'이라는 심리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롯데캐슬SKY-L65. 사진=이현주 기자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롯데캐슬SKY-L65. 사진=이현주 기자
청량리 일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18~2019년부터 주상복합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집중적으로 분양됐다. 이후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했다. 청량리 7구역을 포함한 청량리6구역, 청량리8구역, 제기4구역, 제기6구역, 전농9구역 재개발에 미주아파트 재건축까지 추진되면서 일대 주거환경이 일제히 개선될 전망이다.

교통도 개선될 예정이다. 지하철 4개 노선이 추가되면 청량리역은 총 10개 노선이 지나간다. 현재 운행 중인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인 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 강릉선, 중앙선 등 6개 노선 외에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송도~마석)과 GTX-C(덕정~수원), 면목선(청량리~신내동), 강북횡단선(청량리~목동) 등 4개 노선이 계획돼 있다.

일대 입주·분양권 거래량은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과 5월 서울 동대문구 분양권, 입주권 거래량은 각각 15건, 23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지난달에도 12건으로 전체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았다.

공급되는 아파트마다 청약 경쟁률이 높다. 지난 4월에 공급한 휘경3구역을 재개발한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일반공급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모여 평균 경쟁률 51대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19대 1에 달했다. 향후 분양할 단지들에도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웃돈이 붙을 수 있어서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하반기 동대문구에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를 분양한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9월 '이문 아이파크자이'(4321가구) 분양에 나선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량리 일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분양권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 가격도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역 호재에 따라 향후 분양할 단지들에도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