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최고의 휴양지 바다로 떠나자
날씨가 뜨거워질수록 더 인파가 몰리는 곳을 꼽자면 바다를 빼놓을 수 없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해변 가득한 피서객들이 뉴스를 장식한다. 그만큼 우리 국민이 사랑하는 피서지가 바다다.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이 휴양지로 바다를 선택하는 것일까? 최근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호주 등 세계 15개국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한 번 이상 바다를 찾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건강이 매우 좋을 가능성이 2.6배나 높았다고 한다. 또 바다에 가까이 사는 사람은 멀리 사는 사람에 비해 건강이 매우 좋을 가능성이 22%가량 더 높다고 조사됐다고 한다. 그저 푸른 물빛을 바라만 봐도,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듣고만 있어도 심리적 안정을 주고 건강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다른 연구 결과들을 굳이 가져오지 않아도 바다가 주는 이로움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게다가 바다가 품고 키워내는 다양한 해산물은 그 어떤 식품보다도 건강한 영양 공급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사시사철 맛과 영양이 뛰어난 수산물이 다양하게 나는 어촌마을들이 휴양지로서 바다의 가치를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휴식을 얻는 피서지로 바다를 선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인 셈이다.

많은 사람이 푸른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한바탕 물놀이를 하고 난 후 그 고장에서 갓 잡은 신선한 수산물을 맛보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고의 휴가를 경험한다. 수협이 매년 여름휴가를 어촌에서 보낼 것을 권장하며 안내 책자를 만들어 나눠주고 다양한 도시·어촌 교류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더 많은 국민이 바다가 주는 혜택을 누리며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맞물려 고조되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애꿎은 우리 바다가 외면받는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이번 여름에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에 가도 되겠느냐며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설사 방류되더라도 수년이 흘러야 우리 바다에 도달할 것이고 그 양 자체가 자연 상태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에 비할 것 없는 극미량이라는 과학적 연구 결과에도 막연한 불안감이 대중을 사로잡는 모양새다.

현실이 되지 않았고, 현실이 되더라도 우려할 필요가 없는 걱정거리를 두고 바다를 향해 벽을 쌓는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서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내 가족과 나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바다와 수산물은 가까이하는 것이 이롭다. 이번 여름에도 많은 국민이 바다를 찾고 수산물을 더 많이 섭취해 행복하고 건강해지는 휴가를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