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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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는 26일 장 초반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가 없었던 가운데, 대형 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이 이어지며 나스닥지수가 1% 넘게 하락한 영향이다.

한국증시, 약보합 출발 전망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0.3%가량 약세 출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 동안 쏠림 현상 속에서 미국 증시를 견인해왔던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한국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일부 종목군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주들은 지난달 이후 랠리를 펼쳤으나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주가가 쉬어가는 모습”이라며 “소수의 종목에만 주가 모멘텀이 붙었다는 점이 일부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일부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이 시작됐고, 메모리반도체 현물 가격 반등이 가시화되고 있어 기대감에 의한 1차 주가 상승 이후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시작될 것”이라며 “조정시 2520까지 하락은 염두에 두면서 분할로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욕증시, 기술주 차익실현 이어져…나스닥 1.16%↓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2.72포인트(0.04%) 하락한 33,714.7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51포인트(0.45%) 떨어진 4,328.82에, 나스닥지수는 156.74포인트(1.16%) 내린 13,335.7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대형 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이 이어지며 나스닥지수 낙폭이 커졌다.

이날은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이슈가 나오진 않았다. 지난 주말 러시아에서 용병기업인 바그너그룹이 일으킨 무장 반란이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오는 28~29일 유럽 의회에 참석하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내놓을 발언도 지난주 미 의회 증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는 30일에는 Fed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가지표인 5월 개인소비지출(PCE)이 발표된다. 시장 예상치는 전년 대비 4.6% 상승이다. 앞서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크게 둔화됐지만, 근원 CPI는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그 동안 많이 오른 대형 기술주에 대한 차익실현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테슬라는 골드만삭스가 향후 전기차 가격이 더욱 저렴해질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는 소식에 6.06% 급락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테슬라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 확대에서 ‘동일 비중’으로 내린 바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는 기존 185달러에서 248달러로 상향됐다.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도 3.74% 하락했다.

“바그너 반란과 무관하다”는 美, 우크라 추가 군사지원 발표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러시아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물러난 사태에 미국이 관여한 바 없으며 순전히 러시아 체제 내 투쟁의 일부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반란 사태에 대해 공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초고속 인터넷 구축 관련 연설에서 "우선 러시아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몇 마디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난하는 등 이번 사태를 서방 탓이라는 핑계를 주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는 데 유럽 정상들과 동의했다고 전했다. 바그너사태 발생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동맹 정상들과 통화를 하고 사태를 논의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오랜 시간 통화를 했다면서 "난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방위와 주권, 영토 보전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그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오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5억 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CNN방송이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번 군사 지원은 미 당국자들이 러시아의 민간용병기업인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평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CNN은 부연했다.

미국 및 서방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방어가 예상보다 견고해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390억 달러(약 51조원) 이상의 안보 지원을 제공했다.

IMF 2인자의 경고…"인플레 압력 지속적으로 과소평가"

국제통화기금(IMF)의 2인자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목표치까지 끌어 내리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타 고피나스 IMF 제1부총재는 26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모임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통화 긴축 정책에 나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지속적으로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금융계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드는 비용과 어려움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중앙은행이 감당할 수 없는 종류의 안정성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기간을 더욱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시간이 늦어지는 데 따라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에 중앙은행들은 저성장을 감수하고라도 정책을 긴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고피나스 부총재는 주장했다.

다만 고금리 상황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경제성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고성장을 한 "역사적 선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유용하다"며 고금리로 인해 자산가격이 재조정돼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 크레디트스위스 매각 당시와 같은 금융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이어 옐런도 내달초 방중할듯…미중 고위급 접촉 가속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에 이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내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다음달 초 베이징(北京)을 찾아 카운터 파트인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첫 고위급 경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는 앞서서도 중국 방문을 추진했지만, 중국 내 카운터 파트 교체 등으로 방문이 미뤄져왔다.

바이든 정부는 이른바 디리스킹(탈위험화)이란 콘셉트 아래 중국에 첨단 기술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수출 통제 조치 등을 발표하면서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대화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옐런 장관에 앞서서는 블링컨 장관의 최근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으로 진행된 외교부 장관 회담(18일) 등에서도 미중 양국은 대만 문제 등 주요 의제에 대한 이견을 확인하면서도 일단 충돌은 피하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