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야권 단합해도 절반 이상인 300여석 자신 있다"
印 15개 야당, 내년 총선서 '모디 세번째 집권 저지' 합의
인도 야권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해 인도국민당(BJP)의 세번째 집권 저지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10년째 집권 중인 BJP 측은 이런 움직임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와 보통사람당(AAP) 등 15개 야당 지도자가 동부 비하르주 주도 파트나에서 모여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단합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 야당은 INC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정당으로 전국 차원에서 뭉치기 쉽지 않음에도 이견을 뒤로 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남부 카르나타카주 주의회 선거에서 INC가 BJP에 압승을 거두면서 INC를 중심으로 합세하면 올해 예정된 몇몇 주(州) 단위 선거는 물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외증손자인 라훌 간디 전 INC 총재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관련된 명예훼손 소송에서 유죄선고를 받고 연방하원 의원 자격을 박탈된 상태에서 일궈낸 INC의 카르나타카주 승리는 야권에 '희망'으로 여겨졌다.

회의를 주관한 비하르주의 니티시 쿠마르 주총리('자나타 달' 당 소속)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회의에 참석한) 모든 이가 국익을 위해 함께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확정하기 위한 두번째 회의는 다음달 개최한다고 밝혔다.

간디 전 총재는 BJP에 맞서는 싸움을 '이념전'(ideological battle)으로 규정한 뒤 "우리 사이에 약간의 이견도 있겠지만 우리는 함께 유연하게 일하기로 결정했다"고 회의 상황을 소개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BJP의 '실정'(失政)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印 15개 야당, 내년 총선서 '모디 세번째 집권 저지' 합의
인도 야권은 과거에도 동맹을 맺어 INC나 BJP 정부에 맞서 승리를 거둔 적이 있으나 선거 과정의 단합이나 정부 운영 측면에서 늘 원만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번 회의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 연출됐다.

수도 뉴델리를 포함하는 델리주와 북부 펀자브주에서 집권한 AAP가 회의에 참석하고서는 기자회견에는 불참했다.

AAP는 모디 연방정부가 델리주 정치권력을 제어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에 INC가 함께 맞서주길 바랐지만, INC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AAP와 INC는 델리와 펀자브주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경쟁자 관계이다.

BJP는 이번 회의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BJP에서 '2인자'로 불리는 아미트 샤 연방정부 내무장관은 야권 회의를 '사진 찍기용'으로 깎아내리면서 "야권 지도자들이 가능한 한 많이 손을 잡더라도 단합을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샤 장관은 "설사 야권 단합이 성사되더라도 BJP는 (내년 총선에서) 모디 총리의 리더십 하에 300석 이상을 얻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도 총선은 지역 정당이 장악한 주가 많음에도 결국 연방하원(543석) 집권 BJP와 INC 간 대결로 압축된다.

현재 연방하원에서 BJP는 과반인 301석을 차지한 반면 이번 회의에 참가한 야당들의 의석은 BJP 의석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INC의 현재 의석은 51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