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정부가 경기도 평택 일대에 미니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평택은 '반도체 배후도시' 호재와 '미분양 무덤' 악재라는 상반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인데요,

전효성 기자가 개발 예정 지역을 직접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정부가 3만 3천 가구의 주택을 짓겠다고 한 평택지제역세권 일대입니다.

위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아래로는 반도체 소·부·장 특화 산단을 끼고 있는 입지입니다.

평택은 기업과 연관 산업이 발전하며 지역 부동산 시장으로 파급 효과가 전해진 대표적 사례입니다.

조선업 성장과 함께 떠오른 울산, 바이오·첨단 산단 유치로 성장한 송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인구가 빠르게 느는 것은 물론, 청년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17.2만)를 차지해 수도권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힙니다.

[권혁진 / 국토부 주택토지실장: 평택캠퍼스 4, 5, 6공장을 증설할 것이고, 일반 산단 수요도 있어서, 추가적인 직주근접에 따른 주택 수요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을 직접 찾아보니 평택 내에서도 지역별로 분위기가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산단과 인접한 지제역 인근은 집값 하락을 멈추고 신고가 거래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평택 지역 공인중개사: 지제역세권 도보로 10분 거리에 다닐 수 있는 곳은 호가로도 7억~8억 사이였거든요. 최근에 8억 3천만원에 거래됐고요, 신고가가 나왔어요.]

하지만 구도심으로 불리는 서평택 지역은 주인을 찾지 못한 새 아파트가 넘쳐 미분양 무덤으로 불립니다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앞으로 1~2년간 예정된 공급 물량도 적지 않아 단기간의 공급 과잉은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에서 평택지제역까지 와본 결과, 지하철 탑승 시간만 1시간 10분이 걸렸습니다.]

정부는 서울 접근성 문제를 GTX 연장을 포함한 여러 노선의 광역교통망을 통해 해결한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수도권 교통대책의 요술 지팡이처럼 언급되는 GTX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은 여전합니다.

지하 대심도를 달릴 고속열차가 얼마나 자주, 몇명의 승객을 싣고 오갈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GTX만 믿고 대체 교통망 구축에 소홀했다간 2기 신도시 교통지옥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만약 (GTX가) 실제로 어디서 어디까지 30분에 주파한다고 하더라도, 왔다갔다 하면 이건 한 시간 넘는다고 봐야 돼거든요…]

집값 폭락에 넘치는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던 평택이 반도체 산업 호재에 힘입어 중부내륙권의 새로운 중심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미분양 무덤' 위에 신도시…평택에 가봤습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미분양 무덤' 위에 신도시…평택에 가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