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D-100일
47억 명 아시아인의 축제 ‘제19회 아시안게임’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안게임을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육상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민 스타가 된 임춘애 선수다. 그녀는 “라면만 먹고 운동했다”는 소감으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스포츠가 전하는 감동과 관련해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영화도 있다.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선수들의 삶이 화려해질 듯했지만 영화는 대형 할인매장이나 음식점에서 파트타임 일을 해야 하는 그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들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다시 모여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세계인을 하나로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평소 사람들로부터 관심받지 못한 비인기 종목과 그 가운데 피어나는 뜨겁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마주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임춘애도 그렇고, 여자 핸드볼도 그렇다.

메달을 획득한 비인기 스포츠 선수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금세 우리들 기억에서 잊혀진다. 이들에게 기업의 후원은 꿈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기업은 후원을 통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 수 있고 간접적으로 홍보 효과를 얻는 건 덤이다.

대표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를 후원한 스포츠 브랜드 ‘푸마’를 들 수 있다. 푸마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16세 무명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를 발굴했다. 그가 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낸 뒤 푸마 운동화를 들고 찍은 사진으로 인해 전 세계인들은 푸마를 알게 됐다.

KB금융그룹도 비인기 종목을 포함한 스포츠 유망주 발굴을 위해 꾸준히 후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겨 스타 김연아가 있다. 고교 1학년생이던 2006년부터 후원을 시작해 은퇴 이후에도 18년째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KB 하면 김연아가 생각날 정도로 오랜 세월이다.

또 손연재 선수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원받으며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썰매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스켈레톤의 윤성빈 선수도 KB금융과 함께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이 밖에 KB금융에서 후원하는 수영 종목의 황선우 선수는 2021년부터 국제무대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기계체조의 여서정, 육상의 비웨사, 배윤진 선수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0일 뒤 펼쳐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어떤 선수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들고 감동을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값진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모든 태극전사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