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앞당겨진 메모리 반등…"SK하이닉스, 내년엔 역대급 이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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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치 수정 늦을수록 상향폭 커졌다…15만원 목표가 등장
중장기적 수혜라던 AI 관련 고부가제품 전망도 구체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가 파죽지세입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를 늘릴 것이란 기대가 더해진 결과입니다. 예상보다 업황 회복이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내년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2018년에 버금가는 실적이 전망되기도 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SK하이닉스는 4.09% 오른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에는 12만원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5일 종가 8만6400원과 비교해 한달여만에 38.31%가 올랐습니다. 5월16일부터 시작된 반등은 외국인 매수세에서 비롯됐습니다. 이달 5일까지 1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죠. 현충일 휴일을 보낸 직후부터는 기관도 매수세로 돌아서 5거래일 연속으로 사들였습니다.
[마켓PRO]앞당겨진 메모리 반등…"SK하이닉스, 내년엔 역대급 이익" 전망

증권가, 목표주가 상향 러시…“역대급 밸류에이션·실적 기대”

목표주가 상향 러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가 평균)는 지난 12일 기준 12만4087원입니다. 지난달 23일 유진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기 시작해 20일 남짓동안 8.89%가 상향됐습니다.

목표주가를 늦게 올리는 증권사들이 더 많이 상향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상향 조정이 빨랐던 유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각각 12만원과 12만7000원입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에 새로운 목표주가 상향에 동참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은 모두 15만원을 제시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역대 최대’입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역대 최대 밸류에이션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반도체 시장의 상승 사이클,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와 DDR5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과거 밸류에이션 고점 배수인 주가순자산비율(PBR) 2.0배까지 상승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PBR이 역사적 상단에 도달할 가능성에 동의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내년에 역대급 이익을 남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증권사의 도현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9조9200억원으로, 2018년의 역대 최고 수준(20조8438억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켓PRO]앞당겨진 메모리 반등…"SK하이닉스, 내년엔 역대급 이익" 전망

메모리 업황 회복 시계 빨라졌다…“이미 출하량 반등 시작돼”

NH투자증권가 전망치를 대폭 상향한 덕에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증권가의 전망 수정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 22일 집계치(4조640억원) 대비 20% 가깝게 상향된 겁니다. 이 기간동안 제시된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들도 모두 5조원 이상이었습니다.

아직 전망을 수정되지 않은 전망치 중에는 적자도 있습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제시하고 있는 내년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 규모는 각각 2조4690억원과 1조8710억원에 달합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진 영향으로 보입니다.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회복 시점에 대한 전망이 앞당겨지는 중입니다.

이미 출하량은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김동원 연구원은 “1분기에는 역성장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용량 기준)은 2분기부터 증가세로 전환되며, 기존 전망치를 웃도는 재고 축소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조5610억원에서 6조1220억원으로 상향했습니다.

업황이 한 번 돌아서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한 펀드매니저의 분석이 눈길을 끕니다. 그는 “아직까지 범용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낮은 수준이라 수요처에서 눈치를 보며 구매를 미루고 있지만, 가격 반등이 가시화되면 더 비싸지기 전에 재고를 쌓으려는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내년 여름께 메모리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AI 관련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 구체화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처럼 AI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성장도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말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SK하이닉스 주가가 한 차례 탄력을 받은 바 있지만, AI 관련 수혜가 실제 실적에 반영되는 건 중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라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김영건 연구원은 “HBM 또한 GPU에 버금가는 긴급 주문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 환경”이라며 “(AI 연산용 GPU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AMD와 인텔은 더욱 고용량의 HBM을 탑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AI 서버에 주로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H100에 들어가는 HBM 용량은 80기가바이드(GB)이지만, AMD와 인텔은 128GB를 탑재한다는 겁니다. 도현우 연구원은 HBM 관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40% 이상으로 점칩니다.

GPU와 별개로 서버의 메인보드에 장착되는 DDR5 제품의 비중 확대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서버용 제품 매출 중 DDR5의 비중은 1분기말 20%대 중반에서 2분기엔 40%, 하반기엔 5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DDR5 분야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에 한 발 앞섰기 때문입니다. 이민희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용량 기준 출하량의 32% 증가를 예상한 근거로 경쟁사의 DDR5 생산 지연에 따른 반사이익을 꼽았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